두테르테 대통령, 피살자 부인에 사과…'부패경찰과의 전쟁'도 선포
[뉴스핌=이영태 기자] 정부는 31일 필리핀에서 발생한 경찰관에 의한 재외국민 피살사건의 재발방지를 위해 한국과 필리핀 양국 간 외교치안 분야의 협의 체제를 강화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부패경찰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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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 <사진=뉴시스> |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사건은 필리핀 공권력의 조직적 불법 행위에 의한 체류 우리 국민에 대한 범죄라는 점에서 매우 충격적이며, 유사사건 재발방지 대책 강구를 위해서 기존의 한-필리핀 차관급 정책협의회에서의 의제협의 강화와 함께 영사외교 채널 정례화 문제도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 대변인은 "특히 지난 29일 두테르테 대통령도 기자회견을 통해서 경찰 내 부패척결 및 조직 재정비의 의지를 밝힌 데 주목하고 있으며, 재발방지를 위한 실효적 조치를 취해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지난 30일(월요일) 오후 두테르테 대통령이 작년 10월 현직 경찰에 의해 납치·피살된 지모 씨의 부인을 만나서 재차 사과하고 깊은 유감의 뜻을 밝혔다"며 "이 자리에는 페르펙토 야사이 외교장관과 델라 로사 경찰청장이 배석하여 이번 사건에 임하는 필리핀 정부의 의지도 확고히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지난 24일과 26일에 이어서 필리핀 정부 최고위 차원에서 이루어진 세 번째 사과표명으로, 필리핀 정부가 이 사건을 심각한 사안으로 인식하고 문제해결에 대한 분명한 의지를 보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우리 정부는 필리핀 정부가 수 차례 약속한 바와 같이 앞으로 철저한 수사와 재판을 통해서 가해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이루어지고, 아울러 유가족에 대해서도 필리핀 정부에 손해배상 등 조치가 적절히 이루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앞서 두테르테 대통령은 30일 오후(현지시각) 지씨의 부인을 대통령 집무실로 불러 약 40분간 직접 면담하면서 "현직 경찰들에 의해 지씨 피살 사건이 발생한 데 대해 사과하며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그는 "부인께서 요청한 진상 규명과 가해자 처벌을 위해 최선을 다해 철저한 수사를 진행 중이고 현재 용의자가 대부분 확인된 상태"라며 "필리핀 내 부인의 신변안전과 관련해 요청시 경호 및 숙소 제공 등 모든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다"고 확인했다.
유가족 손해배상 문제와 관련해선 "현재 진행중인 법원의 재판 절차가 일단 마무리돼야 하나 유품 반환 등 가능한 조치에 대해서는 최대한 빠른 시일내 조치토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사건의 첫 공판은 다음달 6일로 예정돼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또 지씨 부인이 요청한 별도의 공식 분향소 설치와 지씨 명예회복 요청을 즉석에서 수락하고, 추가적으로 더 필요한 사항이 있을 경우 자신 또는 관련 기관에 직접 연락해달라고 당부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번 두테르테 대통령이 유가족을 면담하고 직접 사과를 표명한 것은 지난 24일 사과성명 발표와 26일 공개 사과표명에 이은 필리핀 정부 최고위 차원의 세 번째 공식 사과표명"이라고 언급했다. 이날 면담에 한국 측에선 김재신 주필리핀대사가 배석했다.
지난해 10월 필리핀에서 인력송출업을 하던 지씨는 현지 경찰관들에 의해 납치된 후 살해됐다. 납치범들은 지씨의 가족으로부터 몸값으로 500만페소(약 1억2000만원)를 가로채고 도망쳤다.
한편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29일(현지시각) 현지 경찰관이 연루된 한국인 사업가 납치·살해 사건을 계기로 '부패경찰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날 밤 마닐라 대통령궁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인 사업가 사건으로 당혹스러웠다며 기존 경찰 마약단속 조직의 해체 등 쇄신책 마련을 경찰청에 지시했다.
이에 따라 로널드 델라로사 필리핀 경찰청장은 경찰의 마약 단속을 일시 중단하고 부패·비리 경찰관 척결과 조직 재정비에 나서기로 했다. 마약단속청(PDEA)은 다른 유관기관들과 함께 마약 단속을 계속한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또 범죄 경력이 있거나 범죄에 연루됐다가 복직된 경찰관들을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 연계된 반군단체들이 활동하는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지역에 배치하기로 했다. 목숨을 잃을 수 있는 반군 토벌작전에 비리경찰관들을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지씨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법무부 소속 국가수사국(NBI) 직원 3명에게 24시간 안에 자수할 것을 권고하고 이들을 찾는 데 100만페소(약 2342만원)의 현상금을 걸었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