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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향사는 과학자이면서 예술가예요~"

기사입력 : 2016년12월30일 10:26

최종수정 : 2016년12월30일 10:26

화장품 1000여종 '향'의 주역, 윤보임 LG생활건강 책임조향사

[뉴스핌=전지현 기자] "조향사는 과학자이면서도 예술가입니다. 화학 원료로 새로운 향을 창조하기 때문이죠. 제가 개발한 향이 소비자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을 때 성취감이 큰 이유는 우리가 '코를 쓰는 예술가'여서가 아닐까요."

윤보임(40·사진) LG생활건강(이하 LG생건) 센베리퍼퓸하우스 책임퍼퓨머는 조향사라는 직업을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LG생건에서 탄생하는 화장품은 지난 2006년부터 모두 그의 손을 거쳐 소비자 품에 안기고 있다. 윤 책임조향사는 1999년 LG화학 향료연구팀에 입사한 후, 17년째 LG생건에서 출시하는 모든 화장품의 향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 조향사, 국내 100여명뿐...LG생활건강 ‘센베리퍼퓸하우스’가 시초

조향사는 화장품 향을 제조하는 퍼퓨머(perfumer)와 음료 및 과자의 향을 제조하는 플래버리스트(flavorist)로 구분된다. 이 직업군이 생소하게 여겨지는 데는 국내에 100여명만이 활동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차석용 LG생건 회장이 2005년 취임한 뒤, 대표이사 직속으로 국내 첫 향(香) 전문연구소(2006년 2월)가 등장했다.

LG생활건강 윤보임 책임조향사. <사진=이형석 기자 leehs@newspim.com>

이후 이 직업군이 국내에 뿌리내렸고, 초기 3~4명에 그쳤던 연구소내 조향사도 10년새 20여명까지 늘었다. LG생건 '센베리퍼퓸하우스'는 매년 200~300종 향을 개발해 생활용품과 화장품 등 다양한 제품에 적용하고 있다.

윤 조향사는 "해외에서는 오래전부터 향에 대한 큰 관심으로 '조향' 역사가 길지만 국내에는 LG생건 향료연구실이 설립되면서 전문기관이 처음 생겼다"며 "입사 초기에는 향료연구가 국내에 거의 전무했던 탓에 독학하다시피 공부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LG생건 센베리퍼퓸하우스내 화장품 향 총책임자로 향연구 17년. 그가 지금까지 개발한 향은 라인으로만 따져도 1000여종에 이른다. 연구소 설립 초창기에는 화장품 향 개발을 혼자 도맡았다. 따라서 2006년경 출시된 LG생건 화장품은 모두 그의 손끝과 코를 거쳤다.

최근 윤 책임조향사 손을 거친 히트 제품은 송이버섯 향으로 베스트셀러가 된 화장품브랜드 '후 환유고'와 왕후의 향을 담은 향수 '후 향리담 오드 퍼퓸'이다. '후 환유고'는 개당 68만원 초고가 제품임에도 2006년 출시 첫해 1만5000개가 팔리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 2014년 7월 한정판으로 출시된 고체 향수 '후 향리담 오드 퍼퓸'은 소비자인기를 모아 지난 7월 액체형 향수로 재탄생됐다. 왕후의 신비스러운 아름다움과 기품을 향으로 완성한 이 향수는 출시 20일만에 초도 물량 완판이라는 기록을 세운다. 제품 디자인과 고급스러운 향취가 소비자 취향에 적중했던 것.

윤 책임조향사는 "왕후가 몸에 지니며 은은한 향이 나도록 향낭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며 "오랜 고민 끝에 ‘왕후’와 꽃을 연결해 잔향감이 유지되는 원료를 찾았고, 여성스럽고 단아하면서도 기품있는 목련을 선택한 결과가 좋았다"고 전했다.

◆ 무형의 향에서 받은 느낌, 언어로 구체화하는 조향사

조향 기술은 단순히 향과 관련된 화학 원료를 배합하는 것으로 끝이 아니다. 소비자 시장조사 단계부터 마케터들과 제품 콘셉트를 잡고 기획하며 향을 연구하고 개발해야 한다. 제품출시가 결정되면 제품 콘셉트와 마케팅 요소를 알아야 이에 맞는 향을 만들 수 있어서다.

천연향료를 쓸지 합성향료를 쓸지, 각 성분의 비율을 섬세하게 조율하며 고민을 거듭한다. 향 연구에 후각이 절대적인만큼 자극적인 음식과 술을 피한다. 자칫 감기라도 걸리면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기 때문에 건강관리도 잘해야 한다.

냄새를 잘 맡고 향의 미묘한 차이를 잘 구별하는 뛰어난 후각은 조향사의 기본 자질. 수많은 향료들의 작은 차이점과 성분을 알아내는 상상력, 향에 대한 감각에 더해 트렌드에 민감하고 색상 감각도 지녀야 한다. 향을 오래 기억하고 무형의 향에서 받은 느낌을 언어로 구체화하는 능력도 필수다. 윤 책임조향사는 "빨간색 하면 강렬함·진한 향, 노란색 하면 감귤류·시트러스 등이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것을 관심과 감각으로 여긴다"고 말했다.

그에게 목표를 물었다. 윤 책임조향사는 "입문 초기, 인원이 많지 않아 향을 만드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며 "현재 화장품향하면 '윤보임'이 됐으니 비법 전수를 통해 많은 향전문가가 배출되도록 이끌고 싶다"고 했다. 

[뉴스핌 Newspim] 전지현 기자 (cjh7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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