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기관은 베일-인, 시장 환영할 것… 재정 악화 우려"
[뉴스핌= 이홍규 기자] 이탈리아 정부가 자본 확충에 실패한 '몬테데이 파스키 디 시에나(BMPS)에 대한 구제금융을 승인했다. 일부 베일-인(Bail-In) 방식이라 후순위채에 투자한 기관은 손실이 불가피하다.
23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피올로 젠틸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이날 열린 긴급회의에서 BMPS에 대한 유동성 지원과 자본 확충을 결정했다.
기금은 21일 의회에서 승인한 200억유로 구제금융 패키지에서 나올 예정이다. 이는 BMPS를 포함한 국내 부실 은행들의 구제를 위해 사용될 계획이다. 앞서 BMPS는 자본 조달에 실패한 직후, 정부에 구제금융 지원을 요청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투입 자금 규모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피에르 카를로 파두안 이탈리아 재무장관은 "자본 건전성 평가에서 확인한 필요 자본을 충족시키는데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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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블룸버그통신> |
이에 따라 후순위채 보유자들에게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부의 구제금융은 유럽연합 규정에 따라 은행 주주와 후순위채 보유자들이 일부 손실을 부담하도록 고안돼 있다.
다만 정부는 4만명의 개인들에 대해서는 피해를 보상해준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후순위채 보유자들에게 동등한 가치의 선순위채로 교환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기관 투자자들의 손실은 불가피하다.
전문가들은 구제금융 투입을 긍정적으로 봤다.
LC매크로어드바이저스의 로렌조 코도그노 창립자 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탈리아 은행들이 고비를 넘기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부 지원은 금융 시장에서 환영받을 것이며 이는 경제에도 긍정적인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테사 상파울로의 매뉴엘라 메로니 분석가는 "정부의 개입과 채권자들에 손실은 가능성은 가장 높은 시나리오였다"며 "해당 업종에 대한 시스템 리스크를 완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애버딘자산운용의 라훌 칼리아 매니저는 소매 투자자들에 대한 보상책이 중요하다고 말하며 "이탈리아의 국민적 분노를 자극할 뿐만 아니라 은행권 전반에 예금 인출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구제기금 투입으로 재정 전망이 전망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내년 이탈리아 정부가 국내총생산(GDP)의 1.2%에 달하는 200억유로 규모의 구제금융 패키지를 모두 소진한다면 EU 예산 규칙에 따라 부채를 관리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이번 구제가 '일회적인' 조치이므로 EU의 재정 규칙을 어기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골드만삭스는 이탈리아 은행권에 대한 적절한 수준의 자본화를 위해선 380억유로가 필요하다고 분석해 향후 추가 기금이 투입될 가능성도 높다.
유럽위원회는 재정 목표의 변화를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