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규희 기자] '최순실 혐의 전면 부인' 뒤에는 정윤회 문건 파문을 무혐의로 이끌어낸 변호인이 자리잡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초라한 대리인단과 대비된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둔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에 탄핵을 촉구하는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대리인단은 현재 4명으로 이중환(57·연수원15기), 서성건(56·17기), 손범규(50·28기), 채명성(38·36기) 변호사다. 수장인 이중환 변호사는 서울고등검찰청 검사 출신이다. 법조계에서는 “‘검사장급’이 아닌 ‘차장급’ 검사 출신을 대리인으로 선임한 것은 탄핵심판을 판단할 수 있는 한 지표”라는 평가가 나온다.

탄핵심판은 당사자의 주장으로 재판을 진행하는 변론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판결의 기초가 되는 사실과 증거의 수집을 당사자가 주장하고 입증해야 한다. 때문에 대리인의 변론전략, 법리해석 능력 뿐만 아니라 수사와 사법기관 경력도 중요하다.

때문에 현직 대통령의 대리인이 ‘차장급’ 출신이란 점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권위를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리인 중 한명인 손범규 변호사는 정치인 출신이고, 채명성 변호사는 경력이 짧다. 법조계 관계자는 “박근혜 대통령 대리인단 구성으로만 봤을 때, 불리한 것 같다"면서 "하지만 재판은 (변호사들의)경력으로만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결과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전했다.

박근혜 대통령 측 대리인 이중환 변호사를 비롯한 대리인단이 16일 오후 헌법재판소 민원실에 탄핵사유에 대한 반박 입장을 담은 답변서를 제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런가 하면 대법관 출신 등 굵직한 인사들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대리인단에 들어가기엔 여론의 눈치가 보였다는 평가도 있다. 국회의 박 대통령 탄핵안 표결 전날인 8일 여론조사에선 81%(한국갤럽)가, 15일에는 75.7%(리얼미터)가 헌재의 탄핵 인용을 원한 바 있다.

박 대통령 대리인단의 면면이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견해도 나온다. 이중환 변호사의 인맥을 고려한 분석이다.

이 변호사는 소추인측(국회) 대리인인 황정근 변호사와(55) 연수원 15기 동기다. 또 이명웅 변호사(57·21기)와 헌법재판소 연구관 동료였다. 이중환 변호사는 최근 “황 변호사와 연수원 동기라는 것 외 인연은 없고, 이 변호사와 헌법재판소에서 함께 일한 적 있다”고 말했다.

최순실 씨(오른쪽)가 19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대법정에서 열린 국정농단사건 첫 재판을 준비하고 있다. 최순실씨 왼쪽은 최씨의 변호를 맡은 이경재 변호사 <사진공동취재단>

19일 첫 재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한 최순실씨의 대표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는 검사장은 달지 못했다. 이경재 변호사는 2년 전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 당시 '비선실세'로 지목된 정윤회 씨의 변호를 맡았다. 정윤회 씨는 최순실 씨의 전 남편이며,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을 보좌했다. 정윤회 씨는 당시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아울러 판사 출신의 최광휴 변호사와 권영광 변호사가 최순실 씨 변호를 맡고 있다.

최순실씨는 검찰에 첫 출석하면서 "죽을 죄를 지었다"고 했다. 그러나 최순실씨는 19일 첫 재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공모도 마찬가지다.

[뉴스핌 Newspim] 김규희 기자 (q2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