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가치, 3분기 4.1%↑→4분기 5.6%↓…평가손실 불가피
[뉴스핌=송주오 기자] 국내 은행권이 원화약세로 외화자산의 평가손실을 피할 수 없게 됐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은행권의 외화평가가 이익에서 손실로 전환했다. 3분기 절상됐던 원화가치가 4분기 들어 절하되면서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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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화 <출처=블룸버그> |
외화 평가는 환산가치로 평가하기 때문에 환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통상 원화강세시 환차 이익을 기록하고 원화약세의 경우 반대의 상황이 연출된다.
앞서 지난 3분기 은행권은 원화약세에 힘입어 8000억원의 외환파생 이익을 거뒀다. 외환파생이익은 ▲해외법인 부채 ▲외화예금 ▲파생상품손익 ▲외환평가손익 등으로 구성된다.
3분기 달러/원 가치는 종가 기준 6월 30일 1151원에서 9월 30일 1104원으로 떨어졌다. 원화의 가치가 4.1% 절상된 것. 외화자산을 원화로 환산하는 과정에서 환율 평가차익을 얻을 수 있었던 배경이다.
KEB하나은행은 3분기 외화환산이익으로만 1254억원을 기록했다. 한 분기만에 -365억원(2분기)에서 1200억원이 넘는 이익으로 전환했다.
하지만 4분기 들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10월 4일 1110원에서 출발한 환율은 지난 6일 1170원으로 급등 마감했다. 원화가치가 5.4% 절하된 것. 지난 분기 절상 부분을 모두 반납한 것 이상으로 원가치가 내려갔다. 9월 말 환율보다 66원 올랐고 2분기 말과 비교하면 19원 상승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 분기에는 원화강세 현상이 나타나며 평가이익을 기록했다"면서 "이번 분기 원화약세 흐름을 보여 평가 손실을 입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한국은행의 외환보유액 평가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11월말 외환보유액은 3719억9000만달러로 전월말 대비 31억8000만달러 줄었다. 지난해 7월 39억3000만달러 감소 이후 최대폭이다.
김충화 한국은행 국제총괄팀 차장은 이에 대해 "외화자산의 운용수익은 증가했으나 미국 달러화의 강세로 기타통화 표시 외화자산의 미 달러화 환산액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11월 말 기준 달러/유로화는 전달대비 3.0% 절하됐고, 달러/엔화와 달러/호주달러화는 각각 7.0%, 1.3% 떨어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외화 평가액은 환율에 좌우되기 때문에 결산할때까지 손익을 예측하기 힘들다"면서도 "강달러에 따른 원화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외화 환차손 발생 가능성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송주오 기자 (juoh8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