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여의도 임대폰-신형폰 동나기도...돌려받는데 한달 이상 걸릴듯"
[뉴스핌=백현지 기자] 검찰의 한미약품 수사관련 압수수색이 한바탕 휩쓴 뒤 여의도 증권가에선 임대폰을 쓰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압수수색으로 핸드폰부터 스케줄러 등 개인 자료까지 압수당한 증권맨들 사이에선 정상적인 투자 수단인 공매도를 '잠재적 범죄'로 취급당하는 데 대해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19일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한미약품 미공개정보 이용 이슈와 관련 증권가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압수수색 대상기관은 한미약품이 대규모 기술수출 해지 공시 이전 공매도 주문을 낸 대형증권사와 헤지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 등이었다.
당시 압수수색 대상이 된 한 증권사 임원은 "일반투자자들은 호재성 공시를 보고 주가가 급등하는 걸 따라서 매수하는 경우가 많지만 기관 등 전문투자자들은 (기보유 물량의 수익실현) 기회로 생각한다"며 "(호재성 공시로) 당일 급등한 경우 다음날 반드시 음봉이 나오기 때문에 공격적 성향의 투자자라면 공매도로 하락에 투자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케이스"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블록딜 관련한 공매도도 엄격하게 통제하는 상황인데 (압수수색까지 겹치며) 투자하기가 쉽지 않은 분위기"라고 요즘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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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이 기술수출 계약 파기 정보의 사전 유출 의혹을 받고 있는 가운데 17일 저녁 검찰수사관들이 서울 송파구 방이동 한미약품 본사를 압수수색 후 증거물을 차량에 싣고 있다.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일각에선 압수수색 범위가 지나치게 넓다는 불만도 나온다.
이번 압수수색에서 공매도 주문을 낸 펀드매니저 뿐 아니라 그 주문을 받았을 뿐인 증권사 PBS, 증권사 고유 자산을 굴리는 프랍트레이더, 애널리스트 등도 모두 대상이 됐다. 일부 리서치하우스는 제약담당 애널리스트 뿐 아니라 전 애널리스트가 압수수색 대상에 해당된 경우도 있었다.
한편 통상 검찰수사에서 문제가 발견되지 않으면 압수수색 물품을 2~3주 내로 돌려주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하지만 한미약품 본사까지 대규모 압수수색을 진행한 만큼 사실상 압수수색된 핸드폰만 수백대로 압수수색 물품을 돌려받기까지 한 달 이상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압수수색 당일 여의도에서는 압수수색 때문에 신형 핸드폰을 개통하려는 수요가 많아 보유 휴대폰 물량이 동났다는 웃지못할 에피소드도 있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현재 (압수수색 때문에) 유심칩만 돌려받아 임대폰에 끼워 쓰고 있다"며 "(공매도 투자를 할 수 없는) 본부까지 조사해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뉴스핌 Newspim] 백현지 기자 (kyunj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