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코스닥 상장한 中기업, 업종 선별부터 과거와 현격한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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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우수연 기자] 중국 고섬사태 후 한동안 뜸했던 중국기업의 국내증시 상장이 올들어 속속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들 기업의 상장 주관을 맡은 신한금융투자는 시장 부침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중국기업 상장 비즈니스를 확대, 시장을 주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국내증시에 상장된 총 3개의 중국기업에 대해 신한금융투자가 모두 상장을 주관했다. 중국기업이 국내에 상장하기 시작한 건 지난 2007년. 현재까지 총 18개 기업이 상장한 가운데 5개 기업은 상장이 폐지됐고 2개 기업은 스스로 국내시장을 떠났다.
특히 지난 2009~2010년 무렵에는 10개 이상의 중국 기업들이 대거 상장되기도 했다. 하지만 2011년 '중국고섬'이 1000억원대 분식회계를 한 사실이 적발되면서 상장폐지됐고, 이를 계기로 중국 기업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불신이 깊어졌다. 최근 중국원양자원의 허위공시 사실까지 적발되면서 시장에는 '차이나 디스카운트' 현상이 만연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올해 신한금융투자가 상장시킨 3개 중국기업들 주가는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 그 배경이 주목된다.
국내 증시에 상장한 중국기업 <자료=한국거래소> |
◆ 올해 코스닥 상장 中기업, 업종 선별부터 기존과는 달라
코스닥 상장 중국기업들의 최근 주가를 살펴보면, 올해 상장한 기업과 그 이전(2009~2010년)에 상장한 기업들간 차이가 극명하다.
2009~2010년 상장한 기업들의 경우 투자자 불신이 깊어지면서 주가도 계속 곤두박질치고 있다. 앞서 신한금투가 상장을 주관했던 중국엔진집단(현 에스앤씨엔진그룹), 차이나하오란 등도 마찬가지. 공모가 대비 60%가 넘는 하락율을 나타내고 있다.(최근 8월 22일 종가 기준, 그림 참조)
하지만 올해 신한금투에서 상장을 주관한 3개 종목은 달랐다. 크리스탈신소재는 공모가 대비 32.3%의 상승율을 보이고 있으며 로스웰인터내셔널과 헝셩그룹도 각각 6.1%, 8.1% 상승세다.
전문가들은 2009~2011년 무렵 상장했던 중국기업과 올해 상장한 기업은 업종 선정에 대한 접근 방식부터가 다르다고 봤다.
이전에 상장된 기업들이 신발·섬유 등 주로 사양산업에 해당하는 제조업이었다면 최근에는 같은 제조업체라도 컨텐츠 완구업체, 전기차 부품업체 등 투자자들이 매력을 느낄만한 업종 위주로 선별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이기일 신한금투 해외 IPO팀 부장은 "과거 업계가 중국기업 '상장'에만 급급했다면, 이제는 10여년 시행착오를 거쳐 국내서 좋은 평가를 받을만한 업종을 선별해 상장을 추진하는 쪽으로 바뀌었다"며 "업종을 선별하는 데 가장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할애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신한금투가 올해 처음으로 중국기업 IPO의 물꼬를 텄던 크리스탈신소재은 '합성운모'라는 신소재를 개발해 생산하는 회사다. 새로운 물질에 대한 성장성과 개발 기술력을 모두 갖춘 회사로 평가받고 있다.
이정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크리스탈신소재의 2016년 PER는 7.5배 수준으로 업종 평균 대비 저평가돼 있다"며 "지금은 '차이나 디스카운트'보다는 실적에 집중할 때"라고 말했다.
앞선 이 부장은 "시장에서 '성장산업'이라는 컨센서스가 형성된 업종을 선별하는 것이 첫번째 과제"라며 "개별 회사도 중요하지만 업황이 나쁠 경우 내재된 문제들이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신금투, 배당 정책부터 공시 작성까지 '사후관리' 철저
신한금투는 고섬사태 이후 중국 기업 상장 비즈니스가 위축됐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인력을 꾸준히 유지해왔다. 현재 중국 IPO 업무를 담당하는 인력은 9명에 달하는 업계 최고 수준이다. 상장 이전에도 수십번이 넘는 중국 현지 실사를 통해 기업을 관리하며 상장 이후에도 배당 정책부터 공시 작성까지 꾸준한 사후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실제로 지난 8일 크리스탈신소재는 중간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29.8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하기도 했다. 해당 기업에 국내 공시 규정을 상세히 알려주고, 신규 사업 확장 시 국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통법)에 위배되는 사항은 없는지 등을 세세하게 체크해주는 일도 주관사의 몫이다.
이 부장은 "기본적으로 상장 이후 2년, 그 이후에도 상담을 통해 사후관리를 진행하고 있다"며 "국내에 들어온 중국 기업들도 이제는 의미 있는 배당 등을 통해 투자자들을 안심시켜야하며, 일방적인 자본조달이 아닌 (중국기업과 투자자 간에) 서로 주고받는 문화로 서서히 바뀌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