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핌=박지원 기자] KBS 1TV ‘인간극장’은 8~12일 ‘남태평양의 그 남자’ 편을 방송한다.
이날 '인간극장'에서는 바다와 산호가 아름다운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마이크로네시아’. 한국교민이라고는 10명 남짓 되는 낯선 나라에서 원주민과 결혼한 남자 김도헌 씨와 그의 가족 이야기를 전한다.
김도헌 씨는 모계사회인 이곳에서 내 아키코(37), 장모 시삼(77), 그리고 수영(15), 수진(14), 한수(10), 수지(6) 네 남매와 함께 좌충우돌 새로운 삶을 일궈가고 있다.
18년을 이곳에서 사는 사이 몸도 마음도 원주민을 닮아가고 있지만 어쩔 수 없는 한국인의 뜨거운 피가 흐르는 김도헌 씨 ‘모든 것은 빨리빨리’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시계도 천천히 가는 듯 모든 게 여유롭고 느리다. 추장의 딸인 아내는 이런 남편의 성격을 힘겨워하고 아이들은 교육열 넘치는 아빠의 잔소리에 귀를 막는다.
김도헌 씨의 일터는 2006년 우리나라가 세운 태평양 해양연구센터. 전구 하나 갈 줄 몰랐던 김도헌 씨는 오랜 섬 생활에 어떤 일도 척척 해내는 만능 맥가이버가 됐다.
센터의 살림을 도맡으며 현지인 직원 관리와 한국에서 온 연구원 지원도 한다. 때로는 직접 바닷속을 누비며 해양연구도 돕는다.
한국에 대한 그리움을 가슴 한켠에 달래면서 이제는 그가 책임져야 할 아내와 네 아이를 위해
원주민보다 더 깊고 질긴 뿌리를 내리고 있다.
◆숨겨진 적도의 푸른 보석, 마이크로네시아
적도 이북 오세아니아의 태평양 서북부에 있는 섬나라. 지구에서 가장 깨끗한 바다로 불리는 ‘마이크로네시아’는 우리에겐 매우 생경한 나라일 수 있지만 우리나라가 세운 ‘남태평양 해양연구소’가 자리 잡고 있는 곳. 연구소를 제집처럼 들락거리며 분주하기만 한 남자. 김도헌(50) 씨는 연구소엔 없어선 아니 될 ‘특수직원’이다.
9개월 동안 배 만드는 일을 하러 왔던 김도헌 씨는 그런데 18년 넘게 이곳에 머물고 있다.
그를 붙잡았던 것은, 첫째 마이크로네시아의 아름다운 자연이었고 둘째는 한국에서 터진 IMF 사태였다. 실업자들이 거리로 나서는 한국 땅에 돌아갈 엄두가 나지 않았던 도헌 씨는 마이크로네시아의 바다에 남기로 결심한다.
◆‘추장의 사위’지만 어쩔 수 없는 한국 아빠
김도헌 씨의 장인은 마이크로네시아 섬의 4개 부족 추장 가운데 한 사람 추장의 막내딸인 아내 아키코(37)와의 결혼도 운명적이다.
김도헌 씨는 마이크로네시아에 정착하기로 마음먹은 후 추장의 딸 아키코에게 청혼하고, 얼떨결에 ‘추장의 사위’가 됐다. 그리고 토끼 같은 1남 3녀가 태어났다.
가장 힘들었던 건 모계사회인 이곳의 생활에 적응하기. 아이들은 아빠 성 대신 엄마 성을 따르고 재산 상속도 장녀가 우선이다. 또 추장의 아내였던 장모님을 모시고 살다 보니 집안엔 늘 친척들로 북적인다.
그게 불편해서 연구센터에 나가자던 게 습관이 돼 지금도 센터에서 불과 200미터 떨어진 연구센터에서 숙식을 해결한다. 아내는 이런 남편에게 불만이 많다. 때로는 아이들과도 갈등을 겪는다. 느리고 여유 만만한 이곳 사람들은 반드시 공부로 성공해야 한다는 생각들이 없지만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김도헌 씨는 늦게까지 아이들 숙제를 봐주고 성적을 올리라고 닦달을 하기도 한다.
◆남태평양연구센터의 맥가이버
태평양에서 가장 거친 성향의 마이크로네시아의 원주민들. 처음엔 이들의 텃세를 겪어야 했던 도헌 씨는 이제는 원주민들에겐 구세주로 통한다.
센터의 일자리를 얻기 위해 원주민들은 그에게 늘 공손하게 부탁을 한다. 또 추장의 사위라는 점도 이곳에 뿌리를 내리는 데 큰 도움이 돼주었다. 지금은 마을 이장처럼 이곳의 돌아가는 상황을 도헌 씨를 통해서 알 수 있을 정도다.
또 연구센터에서는 ‘맥가이버’로 통한다. 물이 줄줄 새는 수도관부터 퍼진 자동차 수리까지 전구 하나 바꿔 낄 줄 몰랐던 도헌 씨였지만 이제 사람들은 문제가 생기면 일단 '도헌 킴'을 찾는 다.
◆천국이라 불리는 미지의 섬나라에서 꾸는 꿈
60여 년 전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군의 점령지이며 약 오천여 명의 한인들이 징용되었던 곳 ‘마이크로네시아’. 아직도 섬 곳곳에 당시의 치열했던 흔적이 남아있다.
그 당시의 산증인 장모 ‘시삼(77)’. 당시 한국인 징용자들의 모습을 기억하며 징용자들에게 따듯한 손길을 내밀었던 장모 시삼은 도헌 씨뿐만 아니라 마을 사람들 모두가 가장 믿고 따르는 어른이다.
하지만 장모님의 건강이 점점 나빠져 걱정이 많다. 이방인에 대한 강한 경계와 완전히 다른 문화와 생활방식의 문화,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외로움을 이겨내고 이제는 은퇴기를 맞은 한국의 또래 친구들이 부러워하는 삶을 살고 있는 김도헌 씨
‘인간극장’에서는 미지의 땅에서 자신만의 기지와 방법으로 삶을 개척한 한국 남자 도헌 씨의 좌충우돌 이야기가 전한다.
[뉴스핌 Newspim] 박지원 기자 (pjw@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