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허정인 기자] 23일 서울 채권시장이 강보합으로 장을 마쳤다. 지난주 시장의 큰 재료였던 ‘미국의 6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소진되고 나서 지루한 장을 잇는 분위기였다.
이날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장 대비 0.4bp 내린 1.467%, 5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0.2bp 내린 1.564%, 10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0.3bp 내린 1.800%로 마감했다.
3년만기 국채선물은 전장 대비 1틱 오른 110.29, 10년만기 국채선물은 6틱 오른 129.33으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이 순매수, 증권사가 순매도로 줄다리기하는 모습이었다. 3선 시장에서 외인은 4788계약 순매수, 은행과 증권사가 각각 3330계약, 1552계약 순매도로 대응했다. 10선 시장에선 외인은 596계약 순매수, 증권사와 투신사가 각각 287계약, 196계약 팔았다.
이날 채권시장은 조용한 움직임을 보였다. 지난 주 미국의 6월 금리인상 경계감이 시장을 휩쓸고 간 후 전반적으로 모멘텀이 없는 장세였다. 외국계 은행 채권 딜러는 “현물 쪽도 선물 쪽도 적극적인 사자나 팔자가 없었다”며 “시장을 움직일 만한 뉴스도 없고 모멘텀이 부족한 상태에서 주로 외인의 포지션 조정에 따라 움직이는 모습이었다”고 설명했다.
자산운용사 한 채권 딜러는 “시장의 변동성이 많이 죽은 장세”라며 “다만 지난주 외인 매도로 시장의 약세심리가 강했다면 이번 주는 월요일부터 외인이 매수세로 나서 약세 심리는 덜해졌다”고 전했다.
당분간 시장은 박스권에서 등락할 전망이다. 시장을 큰 폭으로 움직이려면 지난 주 제기됐던 미 금리 인상 가능성에서 한 발 더 나갈 수 있는 확실한 시그널이 필요한데, 현재 장에는 그럴만한 재료가 없는 분위기다.
외국계 은행 채권딜러는 “미 경기 지표가 눈에 띄게 호조로 나오는 등 미국이 확실하게 금리를 올릴 수 있는 시그널이 있으면 채권금리가 오를 수 있는 룸은 있어 보인다”면서 “다만 또 다른 뉴스가 없을 경우 현재 레벨에서 박스권 움직임을 벗어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산운용사 채권딜러는 “국내 7월 금통위가 임박할 때쯤 금리인하 기대감 생기겠지만 그때까진 미국 조기인상 우려에 대해 적극 매수도 어렵고 매도도 어려운 장이 이어질 것”이라며 “당분간 오늘 같은 조정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오후 6시 30분과 오후 9시(서울 기준)에는 각각 제임스 불라드 Fed(연방준비제도) 위원과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은(연방준비은행) 총재의 연설이 있을 전망이다. 불라드 위원의 경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투표권이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안재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여러 연준 위원들의 발언이 예정돼 있긴 하나 연준 내에서도 지나친 정보 제공을 경계하는 분위기”라며 “더들리 총재나 피셔 부의장이 말을 아끼고 있는 만큼 각 총재들 발언도 원론적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허정인 기자 (jeon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