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태희 기자] 정부가 알츠하이머(치매) 치료제 및 감염병 백신·치료제 허가를 단축하기로 했지만 빨라야 1년 뒤에나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규제를 완화하려면 정부 시행령이나 기존 법을 개선하는 수준이 아니라 특별법을 새로 만들어야 해서다.
19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정부가 규제개혁장관회의에서 내놓은 의약품 허가 단축과 환자에게 건강보험 적용 전 신약 신속 공급 등을 시행하려면 최소 1년 이상 걸린다. 특별법이란 법적 근거가 없으면 정부가 이를 적용할 수가 없어서다.

식약처는 지난 18일 감염병 예방 의약품 또는 치료제는 사람에게 시험해 효과·안정성이 검증되지 않았어도 동물 시험만 통과하면 허가하겠다고 발표했다. 치매나 뇌경색 등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 치료제는 임상 2상 자료만 가지고 허가를 내준다고도 했다.
다만 '획기적인 의약품 등의 개발 지원 및 허가 촉진을 위한 특별법(가칭)'을 제정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줄기세포치료제 배아 사용 조건 완화 등은 시행규칙 개정을 포함한 행정권을 발동해 추진할 수 있지만 위의 경우 국회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얘기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달 특별법을 입법 예고한다"면서도 "법제처 검토를 받아야 하고 특별법을 발의해도 숙성 기간을 거쳐 국회 본회의 처리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례상 연내 통과는 힘들 것 같다"며 "국회에는 2·4·6월 임시회기가 있는데 내년 6월에라도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특별법 논의 과정시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점이다. 특히 메르스와 같이 심각한 감염병 예방 백신을 동물 시험만 하고 허가내준다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란 지적이다.
백용욱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은 "백신은 예방 차원에서 어린이를 포함해 수많은 사람이 사용할텐데 임상 시험없이 바로 허가낸다는 것은 위험하다"며 "잘못되면 '옥시 사태'보다 더 큰 피해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치매가 촌각을 다투는 질환인지도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정부가 바이오·제약 산업을 육성한다는 것은 환영할 일"이라면서도 "생명과 연결되기 때문에 정부는 가장 보수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