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이진성 기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과 지카바이러스 등 해외에서 감염 바이러스가 국내로 유입되는 가운데 방역체계는 여전히 사각지대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입국자를 대상으로 한 수혈관리 및 출입국 관리가 허술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23일 의료계에 따르면 국민의 양심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해외에서 유입되는 감염 바이러스를 차단할 수 없다. 출입국 관리부터 수혈에 이르기까지 감염병 주요 경로를 차단할 수 있는 법적인 근거가 없어서다.

우리나라는 개인정보 노출 등을 고려해 혈액의 집 등 헌혈을 하는 기관에 출입국 내역을 제공하지 않는다. 따라서 헌혈을 받으러 온 사람이 감염병 유행 지역을 방문한 사실을 알 수 없다. 만약 개인적인 사정 등으로 해외 방문 사실을 알리지 않을 경우 헌혈을 하는 데 있어 아무런 지장을 받지 않는다.
방역 전문가들은 개인정보도 중요하지만, 감염병의 경우 국가 비상사태로 연결될 수 있는 만큼 유행하는 바이러스 지역 방문 이력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라도 제공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바이러스 감염에서 혈액 노출은 치명적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이번에 국내서 발생한 지카바이러스의 경우 신체 접촉이나 공기 중으로는 감염이 거의 되지 않는 등 낮은 전염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성관계와 수혈 만큼은 조심해야 된다고 명시돼 있다. 그만큼 혈액 노출은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하다.
출입국 관리도 허점에 노출돼 있다. 방역당국은 지난해 메르스 유행당시 출입국 정보를 의료기관과 공유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환자 내원 시 출입국 내역을 통해 격리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문제는 경유지를 통해 입국했을 경우다. 감염병이 유행하는 지역을 방문하더라도 출입국 신고 때 이를 숨기거나 거짓으로 보고할 경우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바이러스 방역 체계에서 출입국 관리는 사전 차단의 핵심 포인트로 꼽힌다.
한 대학병원의 감염내과 교수는 "이번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된 L 모 씨는 다행히 대행사를 통해 일정을 잡았기 때문에 행선지가 명확히 작성돼 있었다"면서 "독일을 경유해 국내 입국한 L 씨가 만약 행선지를 정확히 신고하지 않았다면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된 사실도 확인 못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국내 출입국 관리 체계상 최종 경유지만 기록에 남기 때문이다. 브라질에서 독일을 경유해 입국했다면, 출입국 정보에 독일만이 남는다. 브라질은 입국자가 스스로 작성하지 않을 경우 알수 없게 되는 셈이다.
방역을 책임지는 질병관리본부도 이런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다. 다만 해결책을 내놓기에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질본 관계자는 "헌혈을 하는 데 있어 개인 양심에 맡기고 있는 부분은 사실이다"면서 "앞으로 헌혈 전산망에서 출입국관리가 공유될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진성 기자 (jinle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