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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이 벌어진 강남 신사동 사바이 주점 정문 <사진=MBC 뉴스데스크 캡처> |
[뉴스핌=정상호 기자] SBS ‘그것이 알고싶다’가 1998년 월드컵 열기에 찬물을 끼얹을 만큼 충격적이었던 서울 신사동 사바이 주점 살인사건을 파헤친다. 특히 당시 언론 보도와 전혀 다른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집중된다.
27일 오후 방송하는 ‘그것이 알고싶다’는 프랑스월드컵이 일주일째로 접어들던 1998년 6월14일 서울 신사동 단란주점 1번방에서 벌어진 핏빛 미제 살인사건을 다룬다.
이날 ‘그것이 알고싶다’가 다룰 신사동 사바이 살인사건은 지난해 은퇴한 형사로부터 제보전화가 걸려오면서 재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전직 형사에 따르면 신사동 사바이 주점 살인사건은 경찰도 혀를 내두를 만큼 잔혹했다. 세 명이 잔혹하게 살해된 사건 현장에서 경찰은 수많은 지문과 족적, 핏자국을 발견했지만 끝내 범인을 잡지 못했다.
신사동 사바이 살인사건은 공소시효(15년)가 지나 미제로 남았지만 피해자 가족들은 여전히 악몽과 싸우고 있다. 특히 신사동 단란주점 살인사건의 유일한 생존자 최씨(여)는 18년이나 지난 당시를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주목할 점은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이 18년 세월이 흐른 만큼 보다 진보한 수사기법을 활용해 신사동 단란주점 살인사건을 재조명했다는 사실이다. 제작진은 첨단 프로파일링 기법을 동원하는 한편, 박지선 교수 등 범죄심리전문가의 조언을 바탕으로 사건을 원점부터 다시 파악했다. 전문가들은 사건에서 당시 사회상을 반영하지 않은 새로운 수법을 발견했다.
사건을 재구성하면 이렇다. 1998 프랑스월드컵이 막 일주일차로 접어들던 6월14일 새벽2시, 축구 중계를 탓에 썰렁한 신사동 일대를 돌던 택시기사 한씨는 지하 단란주점에서 다급하게 올라온 누군가를 발견했다. 가까이 가보니 한 여성이 하의가 벗겨진 채 피를 꽤 많이 흘리고 있었다.
여성을 차에 급히 태운 한씨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사바이 주점 1번방에서 처참하게 살해된 세 남녀를 발견했다. 숨진 사람은 단란주점 주인 정씨(여.41)와 택시기사 박씨(38.남), 그리고 손님으로 왔던 유씨(41.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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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이 벌어진 뒤 S단란주점 1번방 실제 내부. 바로 옆에는 혈흔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다. <사진=MBC 뉴스데스크 캡처> |
부검의는 숨진 박씨의 몸에서 칼에 찔리고 베인 상처를 열일곱 군데나 발견했다. 정씨는 허벅지를 깊이 찔렸고 입 가장자리가 13cm나 찢겨 있었다. 누군가 정씨를 협박하다 입을 그은 것으로 보였다. 심지어 유씨는 칼에 목이 반쯤 잘린 상태였다. 너무도 참혹한 상황에 베테랑 경찰들도 할 말을 잃었다. 유씨의 머리에는 짓밟힌 신발자국도 선명했다.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당시 택시기사에게 구조돼 목숨을 건진 유일한 생존자 박씨(43)와 어렵게 연락했다.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신사동 단란주점 1번방에서 벌어진 처참한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기억하는 박씨에게서 뜻밖의 정보를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박씨의 제보는 사건 다음날 언론들이 다룬 내용이 다른 것으로 전해졌다. 한 신문은 20대 3명이 신사동 단란주점에서 술을 마시던 중 강도로 돌변,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생존자 박씨의 말을 인용해 “범인들이 밤 10시부터 술집에 들어와 술을 마시다 흉기를 꺼내 위협했다”며 “돈을 빼내 달아나려다 정씨 등이 저항하자 흉기를 휘둘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당시 경찰들이 단란주점에 금품이 상당수 그대로 남아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MBC는 당시 "경찰은 강도에 의한 살인사건으로 보고 있으나, 원한에 의한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공소시효를 3년 넘긴 신사동 사바이 살인사건에 대한 풀리지 않는 진실은 27일 오후 11시10분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뉴스핌 Newspim] 정상호 기자 (uma8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