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뉴스핌 박민선 기자] "이미 진출해 있는 기업들처럼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베트남을 아끼는 회사로 자리잡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병행해 한국과 베트남을 잇는 가교로서 큰 역할을 하는 날이 올 것을 기대합니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이 다시 베트남을 찾았다. 스스로 친(親)베트남파라 부르는 걸 주저하지 않는 유 사장에게 베트남은 눈을 감고도 훤히 그려지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의 나라다.
"런던에서 일하면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이머징 마켓에서 외국인들이 성장해나가는 과정, 일명 '길목 지키기'를 통해 돈을 버는 모습을 보다가 어느날 베트남이라는 나라가 눈에 들어왔다"는 유 사장.
물론 어려움도 있었다. 지난 2007년 베트남 펀드 출시 이후 금융위기가 발생하면서 수익률 악화의 벽에 부딪혔고 현지 진출의 시기도 한걸음 더 밀려나야 했던 것. 하지만 베트남에 대한 유 사장의 확신은 꺾이지 않았고 결국 2010년 현지 증권사인 EPS(Empower Securities Corporation) 인수라는 결실로 나타났다. 현지 진출 이후 5년동안 KISV(KIS Vietnam)은 업계 10위권에 진입하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며 국내 증권사의 해외 진출 가운데 성공 사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KISV의 브로커리지 시장 점유율은 4.3%로 전체 7위 수준(호치민거래소 8위, 하노이 거래소 4위)으로 올라섰고 관리 고객 수는 1만7000명으로 불어났다. 아직까지 주식 투자 시장이 넓지 않은 베트남에서 외국계 증권사로서는 단연 앞서는 성적이다.
5년 전 40명에 불과했던 직원도 어느새 주재원 3명을 포함, 173명까지 늘었다. 올해 호치민과 하노이에 2곳의 지점을 신설하고 영업인력 역시 200명으로 확대해 브로커리지 시장점유율 6% 달성(현재 4.3%)을 목표로 삼았다.
지난 20일 베트남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진 유 사장은 "기본적으로 베트남이 어떻게 바뀔 것인지를 알고 있기 때문에 우리의 노하우를 기반으로 이를 준비하면 된다"고 자신했다. 그는 "베트남에서 3위 내 경쟁력 있는 종합 증권사를 만들어 놓으면 그 나라의 경제성장을 같이 누릴 수 있는 만큼 30년 후에는 오늘날 한국투자증권 같은 것이 베트남에 하나 있게 되는 것"이라며 "이같은 모델을 복제해 다른 지역으로 확대하고 본사와 네트워크로 연결하면 적어도 아시아에서 경쟁력 있는 증권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사장에게 베트남은 해외 진출 모델의 첫번째 교두보가 될 포인트인 셈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TOP 5 달성을 넘어 궁극적으로 3위권내 선두권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선 외국계 기업이라는 한계 역시 뛰어넘어야 하는 장벽 중 하나. 이미 한국투자증권은 베트남 펀드 출시 이후 수수료의 일부를 현지 수익사업에 사용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해오고 있다. 유 사장은 "베트남 사람에게 사랑받는 기업이 되어야지만 선두권에 진입한 이후에도 버텨낼 수 있다는 것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다"며 "어린아이들을 돕기 위한 사회공헌 활동 등 다양한 노력도 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 사장은 베트남이 분명한 성장 시장인 만큼 투자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전세계적으로 불확실성이 워낙 큰 만큼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는 조심하는 것이 좋지만 베트남 경제가 상대적으로 가장 견실하고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 때문.
다만 최근 미국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이머징마켓 통화들이 전반적인 약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환율에 대한 리스크는 조심해야 할 부분으로 꼽았다. 유 사장은 "길게 보면 베트남은 좋은 투자처"라며 "베트남 시장 자체가 규모도 적고, 여러 가지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전체 포트폴리오 가운데 작은 부분으로 조심스럽게 시작하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박민선 기자 (pms071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