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장범위나 특약 등·세부정보 상담은 보완해야
[뉴스핌=이지현 기자] #사회초년생 백모(25)씨는 최근 온라인에서 보험설계서비스를 받았다. 성별, 나이 등 기본정보와 흡연여부, 하루 운동량 등의 생활습관을 입력했다. 또 언제까지 직장생활을 하고싶은지, 보험료가 비싸더라도 사망에 대비하고 싶은지 등 개인의 경제 성향에 대한 설문이 이어졌다. 마지막으로는 기존에 가입한 보험종류가 무엇이 있는지 입력하니, 가입 보험이 없던 백씨에게는 암보험과 질병보험, 저축보험 등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기간과 납입기간 등을 선택하면 월별로 내야 하는 보험료도 알 수 있었다.
온라인에서 보험 설계를 받는 시대가 오고 있다. 암보험이나 질병보험 등 보장성보험은 물론 저축성 보험도 온라인에서 개인 성향에 맞게 설계가 가능해졌다.
1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보험은 최근 보험설계 서비스인 '나의 리얼 플래너'를 출범했다. 인터넷에서 개인 정보를 상세하게 입력하면 고객에게 필요한 보험들을 추천하고 보험료를 산출해주는 서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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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보험 '나의 리얼 플래너' 보험 설계 결과 <사진=교보라이프플래닛 홈페이지> |
나이와 성별만으로 평균 보험료를 산출하던 기존의 온라인 보험상품 설계보다 한단계 진일보했다는 평가다.
생명보험사 중 최초로 온라인보험상품을 판매한 KDB생명보험도 '사회초년생', '결혼 적령기', '출산/육아', '은퇴준비' 등 생애주기·향후 경제계획 등에 따라 보험상품을 설계해주고 있다.
한화생명은 연금저축·정기보험 등을 판매하고 있는데, 해당 고객의 연령대가 주로 선택한 연금개시연령, 보험기간, 납입기간 등의 실제 통계를 제시해 고객에게 적합한 설계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이처럼 온라인 설계 서비스가 정교해질수록 자동차보험이나 여행자보험 등에 쏠려있던 온라인 보험시장이 더욱 활성화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대면 설계사가 가입하라는 대로 상품을 계약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연령대와 생활습관에 맞게 어떤 보험이 필요한지 분석해준다면 신뢰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온라인설계시스템이 정교해질 수록 온라인보험시장도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온라인보험시장 자체가 초기인 만큼 아직 보완할 부분이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선 교보라이프플래닛 설계서비스도 기존 서비스보다 정교하지긴 하지만, 정확한 보험료를 산출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개인의 질병사항이나 특약가입 등 세부 조건에 따라 보험료가 달라질 수 있는데, 온라인 보험료 산출 과정에서는 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주계약과 특약의 보장범위 등 세부 내용을 온라인에서 고객이 일일이 확인하고 인지할 수 있는가의 문제도 있다. 온라인에도 보험약관과 상품요약서 등이 제공되긴 하지만 분량이 많고 복잡해 고객이 속속 파악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암보험 같은 경우 이전의 질병 이력에 따라 가입이 거절될 수도 있고, 보장범위나 특약내용 등 복잡한 사항을 소비자가 꼼꼼히 파악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결국 실제 보험 가입을 할 때는 온라인에서의 대략적인 설계만으로는 부족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박성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도 "연금상품이나 변액보험 등 생애주기에 따른 보험가입의 경우는 복잡성 때문에 자발적으로 가입하기가 어려운 만큼, 온라인 채널에서는 간단한 상품 위주로 판매가 이루어질 것으로 본다"며 "다만 최근의 온라인 활성화 흐름을 봤을 때, 상품 다양화와 가격경쟁력 확보가 이루어지면 온라인보험 시장 활성화는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지현 기자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