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중국 인물.칼럼

속보

더보기

[인터뷰] 중국 마윈 첫 동업자, 나는 이래서 마윈이 싫어

기사입력 : 2015년12월15일 15:36

최종수정 : 2015년12월15일 15:55

중국 인터넷 시장 넘보는 한국기업 자본으로 승부해야

[뉴스핌=이승환 기자] "마윈은 진시황, 마윈에 대한 중국 오프라인 소매기업들의 불만이 이만저만 아니다"

마윈의 첫번째 동업자로서 지난 9일 중국 하이난다오(海南島)의 중국 민생증권 투자설명회에서 만난 허이빙 치보온라인(企博網) 회장은 "알리바바의 저가 공세에 중국 소매 기업들의 수익이 크게 줄고 있다"며 이렇게 털어놨다.

허 회장은 또 "현재 중국의 O2O(온·오프라인 연계) 시장이 일부 전자상거래 관련 기업이 이익을 독점하는 단순한 B2C(Business to Consumer)서비스에 국한돼 있다"며 "O2O라는 개념이 사실상 허상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향후 고객과 기존의 오프라인 상점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진정한 의미의 020 서비스가 그 자리를 대체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향후 O2O 시장을 이끌어나갈 키워드로 '현장'을 제시했다. 단순히 온라인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오프라인 현장을 기반으로 고객간의 교류, 광고, 구매 및 평가가 종합적으로 이뤄지는 O2O 서비스가 시장의 선택을 받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중국 하이난다오 싼야에서 열린 중국 민생증권 2016년 투자설명회에서 뉴스핌과 만난 허이빙 치보온라인 회장 <사진=강소영 기자>

허 회장은 중국 IT 시장의 산증인이자 새로운 시장을 발굴해 낸 마이다스의 손이다.

그는 지난 1995년 마윈과 함께 중국 최초 상업화에 성공한 IT 업체인 중궈황예(中國黃頁)를 창업했다. 마윈과 결별한 후에는 온라인 공공업무, 전자상거래, 기업블로그, 전자인증 등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 상업화에 성공했다.

그는 또한 뉴욕 증시에 상장된 중국 최대 교육기업인 신둥팡(新東方 신동방)의 창업에도 직접적으로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 회장과 마윈의 창업 이야기는 영화로 제작될 만큼 중국에서 널리 알려져 있다. 허 회장은 마윈이 인터넷 관련 사업을 제안한 25명의 동료 중 유일하게 마윈을 지지하며 창업에 동참했다.

당시 동료들은 "정부도 시작하지 못한 사업을 민간인인 우리가 어떻게 성공하겠냐"라며 거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 알리바바, 한국 기업이었으면 실패했을 것

허 회장은 중국의 인터넷 시장에 거품이 꼈다고 진단했다. 내수에 힘입어 전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중국 인터넷 기업들의 성장 모멘텀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이와 관련해 중국 IT 업계의 삼두마차인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가 새로운 시장 개척보다 언론,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등 기존 유명 업체 인수합병에 주력하고 있는 점이 이 같은 한계를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국 IT 업계에 따르면 최근 1~2년 BAT는 30여개의 A주 상장사와 수백개의 비상장 기업을 인수한 가운데, 이중에는 프로축구 구단, 언론사 등 전통 기업들도 포함돼 있다. 이들 3개 기업은 내년에도 최대 45조원을 M&A에 투입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그는 "BAT가 최근 들어 새로운 혁신을 이루기보다 몸집을 불리고 안도하고 있는 모습"이라며 "이는 13억 인구라는 거대한 수요로 인해 지속적인 혁신이 요구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현재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중국의 인터넷 기업들은 사실상 90년대말, 2000년대 초 한국 기업들이 이미 시장화에 성공한 시스템과 큰 차이가 없다"며 "한국의 O2O 업체들이 크게 성공하지 못한 이유는 중국과 같은 내수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허 회장은 이어 글로벌 기준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엉성한 중국의 인터넷 시장 환경도 중국 기업들의 성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그는 "과거 중국의 인터넷 시장의 기준이 불분명하고 디테일이 느슨했던 만큼 기업들이 파고들 수 있는 공간이 컸고, 한번 궤도에 오르면 쉽게 도태되지 않는 환경이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반면 미국이나 한국과 같은 IT 선진국은 경쟁이 치열하고 시장 각 분야의 디테일이 촘촘해 자본력 없이는 쉽게 성공할 수 없는 환경이라는 설명이다.

허 회장은 아울러 한국 인터넷 기업들의 중국 진출 가능성에도 부정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그는 "중국의 시장 공간이 커보이지만 외국계 기업에는 불리한 조건이 너무 많다"며 "당국의 규제나 중국 인터넷 시장의 자생적인 환경을 고려했을 때, 기술이나 서비스보다는 자본으로 진출하는 편이 낫다"고 지적했다.

마윈과 허이빙이 함께 창업한 중국 첫 인터넷 비지니스 기업 중궈촹예 <사진=바이두(百度)> 

 ◆O2O 시장의 답은 '현장'에 있다

허 회장은 향후 글로벌 O2O 시장을 이끌어 갈 개념으로 '현장'을 꼽았다.

허 회장은 "판매자와 소비자의 관계로 제한된 기존 B2C의 한계를 벗어나, 소비자와 판매자 그리고 오프라인 공간이 유기적으로 결합한 O2O 서비스가 시장을 장악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터뷰가 진행되고 있는 커피숍을 예로 들었다. 지금 이공간에 있는 고객들과 종업원, 사장 그리고 이 커피숍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하나의 모바일 네트워크를 형성해 교류가 가능해 진다면 더 많은 마케팅 기회가 생겨 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 같은 O2O 서비스를 통해 건너 테이블에 앉은 여성의 커피값을 대신 결제할 수도 있고, 커피 원두 생산자가 해당 커피를 마시고 있는 사람에게 실시간으로 판매에 나설 수도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O2O 서비스에서 가장 큰 성공을 거둔 공동구매, 배달 서비스는 사실상 소비자와 판매자를 1회성으로 연결할 뿐, 또 다른 가치를 창출해 낼 수 없어 성장에 한계가 있는 모델이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허 회장 현재 신둥팡의 창업자인 위훙민 신둥팡 회장과 중국 백화점 업계 거두인 저우밍하이 전 인타이(銀泰)백화점 CEO와 함께 장소 기반 020 서비스인 롄롄(脸脸,Face Face)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 회장은 현재 가장 주목하고 있는 IT 스타트업으로 자동차 수리 서비스 앱을 꼽았다.

고장난 자동차 수리를 보험업체와 연계된 대리점에 맡기는 대신 앱을 통해 다수의 사람이 공동으로 전문 업체 맡기면 수리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것. 동시에  업체는 진단부터 수리, 배송까지 하나의 자동차 수리 시스템을 구축해 수익을 확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와 관련해 "현재 020 시장의 무대가 온라인 기업들이었다면 앞으로는 인프라를 갖춘 오프라인 업체가 O2O 시장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허 회장은 알리바바의 11월11일 광군제 프로모션에 맞서 오프라인 소매 업체 1111곳이 연합한 대규모 할인 행사를 기획, 수백여개의 업체들이 참가 의사를 밝힌 상태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그는 "알리바바의 저가 공세에 중국 소매 기업들의 수익이 크게 줄고 있다”며 “마윈은 진시황, 중국 오프라인 소매기업들의 불만이 크다"고 덧붙혔다.

 

 [뉴스핌 Newspim] 이승환 기자 (lsh89@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美, 인텔 이어 삼성도 지분 내놔라?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상 보조금을 활용해 인텔 지분 확보를 추진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다른 반도체 기업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삼성전자, 마이크론, TSMC 등 미국 내 공장 건설과 투자를 진행 중인 반도체 기업들을 상대로,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시절 약속된 정부 보조금 제공과 맞바꿔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실화하면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파장이 불가피하다. 미국 정부에 지분을 넘기고 싶지 않다면 보조금을 포기해야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기업들의 순익 전망과 투자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미국의 산업정책이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한다는 업계의 불만과 비난 또한 커질 수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성격상 귀담아 들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러트닉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거래에서 실질적 이익을 얻어야 한다고 본다"며 "왜 1천억 달러 규모의 기업에 돈을 줘야 하는가. 우리는 약속한 보조금을 지급하되, 그 대가로 지분을 받아 미국 납세자들에게 혜택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확보할 경우 최대 주주가 될 수 있지만, 러트닉 장관은 "경영권에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는 전례가 없는 것이며, "이는 대기업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확대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이란 진단이다.  로이터는 "마이크론은 인텔에 이어 반도체법 보조금을 가장 많이 받는 미국 기업이며, 삼성전자와 TSMC 역시 주요 수혜 대상"이라며 "이번 검토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직접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6월에도 비슷한 조치가 있었는데, 트럼프 정부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승인 조건으로 '황금주(golden share)'를 확보해 주요 경영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삼성전자] wonjc6@newspim.com   2025-08-20 08:31
사진
"10개 석화기업 NCC 370만톤 감축"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위기에 처한 석유화학 업계에 대해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요구했다. 업계가 제출한 계획에 대한 진정성 여부를 판단한 후 금융, 세제 등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공개했다. 구 부총리는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산경장)를 주재하고, 10개 석유화학 기업과 사업재편 협약을 체결했다. 이재명 정부의 첫 산경장이다. 이번 협약은 최대 370만톤 규모의 설비(NCC) 감축을 목표로 연말까지 각 사별로 구체적 사업 재편 계획을 제출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협약식에는 LG화학, 롯데케미칼, SK지오센트릭, 한화토탈, 대한유화, 한화솔루션, DL케미칼, GS칼텍스, HD현대케미칼, S-OIL 등 10개사가 참석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정부 경제성장전략 당정협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08.20 pangbin@newspim.com 구 총리는 "중국·중동 등 글로벌 공급과잉이 예고됐는데도 국내 석화 업계는 과거 호황에 취해 오히려 설비를 증설했다"며 "고부가 전환까지 실기하며 큰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이제 첫걸음을 뗀 것일 뿐 갈 길이 멀다"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구 부총리는 "기업과 대주주가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바탕으로 구속력 있는 사업 재편·경쟁력 강화 계획을 빠르게 제시해야 한다"며 "당장 '다음 달'이라도 계획을 제출하겠다는 각오로 속도감 있게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유화학 업계가 정부에 제출한 계획이 진정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규제완화, 금융, 세제 등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구 부총리는 "사업 재편을 미루거나, 무임승차하려는 기업에 대해서는 정부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는 등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과거 뼈를 깎는 구조조정 과정을 거쳤지만, 현재 활황을 보이는 조선업은 '좋은 선례'라고 소개했다. 그는 "조선업은 과거 고강도 자구 노력이 열매를 맺어 세계 1위로 재도약하고, 최근 한-미 관세협상에도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며 "조선업의 발자취를 따라간다면 석유화학산업도 화려하게 재도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wideopen@newspim.com 2025-08-20 13:15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