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태희 기자] "한국은 엘리베이터를 100% 자급자족하고 수출도 했는데 지금은 70~80%를 수입하고 있습니다."
최근 기자를 만난 송산특수엘리베이터 대표인 한국엘리베이터협회 김기영 회장은 길게 한탄했다. 국내 엘리베이터의 성장과 침체를 몸소 체험했기에 현재 엘리베이터 산업이 처한 상황에 대해 안타까움이 컸다.
▲ 김 회장 "승강기 육성책 필요…국회 논의 중인 일부 개정 법률안은 반대"
국회에서 '승강기시설 안전관리법 일부 개정 법률 안'을 논의하고 있지만 아쉬움이 크다. 승강기 산업의 육성과 발전을 위한 법적 근거가 개정안에 담기지 않아서다.
이 법률 개정안은 지난 9월30일 입법 발의됐다. 승강기에 관한 조사와 연구 및 기술 개발 등을 위해 한국승강기안전산업협회를 설립할 수 있다는 법적 근거가 담겨져 있다. 현재 운영 중인 한국엘리베이터협회 이외 다른 협회가 생길 수 있다는 얘기다.
김 회장은 "새로운 협회가 설립되면 동종 산업은 분열되고 단체 난립으로 인한 폐해가 승강기 산업 전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지난 2009년 안전행정부 출범과 함께 이 법률이 승강기 안전관리법으로 바뀌면서 '승강기 산업'이란 단어가 법률에서 삭제됐다"며 "승강기 산업 육성 근거가 사라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협회 설립보다는 정부와 국회가 나서서 승강기 산업 육성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게 김 회장의 요청이다.

▲ 잘 나가는 세계 1위 회사 박차고 나온 '엘리베이터맨'
다른 누구보다 승강기 산업 발전을 원하는 김 회장은 천상 '엘리베이터맨'이다. 지난 1983년 오티스 엘리베이터에 입사했다. 오티스는 당시 엘리베이터 세계 1위기업이었다. 김 회장은 29살 나이에 이사 직함을 달았다. 오티스 엘리베이터의 기술개발을 주도했다.
김 회장은 입사한 지 10년만에 회사를 그만뒀다. 나라에 기여하겠다는 마음을 먹고 지난 1994년 송산특수엘리베이터 회사를 세운 것. 고층 건물이 들어서고 국내에 엘리베이터 대부분이 국산 제품으로 채워질 정도로 산업은 성장했다. 그러나 외환위기를 겪으며 동양엘리베이터 등이 외국 기업에 넘어갔다. 현재는 중국 엘리베이터 기업과의 경쟁도 버거운 상황이다.
김 회장은 그러나 아직 기회가 있다고 강조한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특수 엘리베이터를 확대하면 된다는 것이다. 한번에 수백명을 태우고 인명 구조용 엘리베이터로 눈을 돌리자는 전략이다.
실제로 송산엘리베이터는 300명을 한번에 태울 수 있는 '골리앗 엘리베이터'를 개발했다. 인명 구조용 엘리베이터 관련 기술 특허도 갖고 있다.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과속 안전 브레이크와 기계실 없는 엘리베이터 등의 특허도 보유 중이다.
김 회장은 "중국 엘리베이터 기업이 성장했다고 하지만 특수 엘리베이터는 한국을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