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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포통장 단속에 "커플통장도 안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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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따라 개설 조건도 달라 혼돈

[뉴스핌=정연주 기자] # 대학생 문 모(23) 씨는 한정된 용돈에 데이트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커플통장을 개설하러 은행에 들렀다. 그러나 은행원은 통장 개설 목적을 묻고 오랜 시간 검색하더니 "개설이 어렵다"고 거절했다.

# 결혼을 앞둔 김 모(30) 씨는 데이트 비용과 겸사겸사 결혼자금 마련을 위한 통장을 만들기 위해 은행을 방문했지만 거절당했다. 당황스러운 마음에 은행에 다니는 친구에게 물어보니 "대포통장 때문에 어쩔 수 없다. 우리 지점도 개설이 어렵다"는 답을 들었다.

요즘 통장 개설은 '하늘의 별 따기'다. 명분은 대포통장 단속이다. 심지어 20~30대 연인들에게 두루 쓰이는 '커플통장' 개설도 은행으로부터 문전박대 당하는 형국이다.

커플통장은 연인이 각자 비슷한 금액을 입금해 놓고 데이트 비용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데이트 비용을 두고 갈등이 생기는 것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는 장점에 인기 아이템으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데이트통장'으로 불리기도 한다.

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대포통장 개설을 막기 위해 통장개설이 까다로워지면서 고객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4월 금융감독원이 통장을 발급할 경우 거래목적확인서 등을 통해 개설 목적 확인을 강화해야 한다는 방침을 내놨기 때문이다.

커플통장도 예외는 아니다. 실제로 젊은 유동인구가 많은 을지로 A 은행은 하루 평균 적게는 10건, 많게는 20건까지 커플통장 개설 문의가 들어오지만 대부분 거절하고 있다.

해당 지점 관계자는 "당국 방침이 나온 직후에는 별다른 대응방안이 없었는데, 올해 들어 내부방침이 강화됐다"며 "커플통장의 경우 거의 개설해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커플통장은 보통 통장 하나에 체크카드가 다른 종류로 두 개 발급되는 식이다. 지점마다 다르지만 부기명으로 '예금주명(ㅇㅇ커플)'정도로 지정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제는 통장개설도 어려울 뿐더러 부기명도 특정 서류가 없을 경우 개인은 거의 설정이 불가능하다.        

앞선 고객은 "서로 과소비하지 않을 수 있고 결혼할 때 저축하기에도 편해서 통장을 개설하려 했는데 너무 과도한 규제같다"며 "무엇보다 은행마다 개설 조건이 달라 혼란스러웠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은행과 지점별로 통장개설 조건이 상이한 듯한 분위기다. 기자가 계좌 개설을 시도해 본 결과 NH농협은행 B 지점에선 계좌 개설에 쉽게 응한 반면 우리은행 C 지점에선 어렵다는 답변을 들었다. 신규 계좌를 만드는 것은 어려우니 차라리 적금을 하나 들고 자동이체계좌를 만드는 방법을 추천하기도 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마다 금융사기에 노출된 범위 등 여러 이해관계로 계좌개설 가능여부를 달리 평가받을 수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절차상 주관적인 판단이 전혀 개입되지 않을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 상반기 금융사기만 1564억..당국"공감대 형성 중..규제 필요"

이 같은 이유로 금융감독원에는 관련 민원이 자주 접수된다. "네가 뭔데 계좌 개설을 막느냐"며 막말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심지어 대포통장 사기꾼에게 화풀이성 전화도 온다는 후문이다. 

그럼에도 당국은 해당 규제 강화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올 상반기만 1564억의 금융사기가 발생했고, 대부분의 사기가 대포통장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은행권에서도 대체로 규제 강화에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앞선 시중은행 관계자는 "실제 직접 계좌를 개설해준 취직준비생의 경우 회사가 요구한대로 통장을 만들었는데 그 통장이 대포통장이 됐고 회사가 아예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경우도 있었다"며 "대포통장 사기방법도 날로 화려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규제 강화에 대포통장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통상 대포통장 계좌 하나당 평균 거래 가격은 200만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당국은 은행에 계좌 개설 절차에 심혈을 기울여서 검토하란 방침을 큰 범위에서 전달한 수준이며, 구체적인 실무는 각 은행에 맡겼다"며  "규제를 강화한 이후 실제로 사기가 줄어든 사례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의 계좌 개설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까다롭다. 홍콩은 해당 계좌에 일정 금액이상의 잔액이 있을 경우 유지수수료를 내야 하며, 영국은 계좌 개설을 위한 사전인터뷰를 예약해 1주일 넘게 대기해야 한다. 미국도 본인확인 과정만 40분가량 소요된다.

앞선 금감원 관계자는 "당국 관계자인 본인도 오늘만 3건의 대포통장 사기 문자를 받았다. 상반기 금융사기 규모가 1500억원에 달하는 상황에 규제 강화는 불가피하다"며 "관련 민원이 많이 들어오고 있어 불편함을 잘 알고 있다. 당국 입장에서 편의성과 안전의 균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조화를 이루는 단계로 보고 이해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정연주 기자 (jyj8@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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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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