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백현지 기자] #. 1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움직이는 개인투자자 A씨는 최근 공모주 청약 대신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 SPAC)투자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통상 공모가가 2000원인 스팩주는 상장 직후 5%이상 오른 가격에서 거래될 뿐 아니라 합병이 결정되면 100%이상의 고수익을 거둘 수 있어서라는 게 A씨의 설명이다. 또한 합병법인을 찾지 못하더라도 연 1.50% 수준의 금리는 투자 매력을 돋보이게 하고 있다.
스팩투자가 주식 시장에서 소위 '로또'로 불리며 공모주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우량 기업과의 합병을 전제로 발행시장에 먼저 상장하는 스팩은 합병 결정 이전까지 공모가 2000원의 장부가치에 불과하다. 하지만 합병이 결정되는 순간 스팩이 아니라 그 비상장 기업의 가치로 탈바꿈한다.
앞서 1기 스팩(2009년 도입이후 2011년까지 상장한 스팩)은 22개 중 10개만 합병에 성공했다. 당시 고평가 스팩이 다수 존재했으며 '스팩전용 펀드'들에서 나온 환매물량으로 발행가 아래로 내려선 종목들도 적지 않았다.
이에 일부 투자자문사는 발행가 아래로 내려선 스팩 물량을 대거 사들인 뒤 상장차익을 거두기 보다 고금리 채권의 용도로 이용한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스팩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증가하면서 스팩시장 분위기도 살아나고 있다. 최근 스팩 공모청약의 경쟁률은 수백대 1을 넘나들며 그 인기를 증명하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상장된 스팩 48개는 모두 공모가를 웃도는 가격에서 거래되고 있다.
KB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은 현재 제8호 스팩까지 코스닥시장에 올렸다. 하나대투증권도 5호스팩까지 상장시켰다.
신정목 KB투자증권 ECM본부 이사는 "스팩은 만기까지 합병에 실패해도 연 1.0%이상의 이자를 주기 때문에 안정적인 투자수단이라는 장점이 있고 합병 성공시에는 상장차익을 누릴수 있다"며 "기업공개(IPO)와 비교했을 때 스팩은 회사에 조달되는 자금이 확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스팩으로 상장하는 기업들은 IPO와 달리 과거 실적뿐 아니라 미래 추정실적으로 기업가치를 매길 수 있다. 소위 증시에서 '뜨거운' 바이오, 엔터 등 급속하게 성장하는 기업들이 예상 실적을 통해 자금 유치가 가능하다.
시장 전문가들은 스팩에 대해 관심을 갖는 투자자들이 취할 수 있는 전략으로 크게 두가지를 꼽는다.
먼저, 단기간에 주가가 급등한 스팩은 피하라는 것. 한 스팩 업계 관계자는 "비슷한 시총의 시리즈 스팩을 보유한 증권사는 비상장 기업과 합병할 스팩을 선택할 수 있다"며 "단기간에 급등한 스팩 대신 같은 증권사의 시리즈 스팩에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이는 지난달부터 시장교란행위에 대한 처벌 규정이 강화되면서 증권사들은 비상장 기업과 합병할 수 있는 선택지를 많이 만드는 추세와도 연결된다. 같은 시리즈의 다양한 스팩을 잇따라 상장시킴으로써 미공개정보 활용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다는 전략인 것이다.
또한 특정스팩의 주가가 과도하게 올라가 있는 경우 합병비율이 어그러질 수 있어 부담 요인이기도 하다.
실제로 KB6호스팩은 올해 액션스퀘어와 합병한다는 소식에 한달 만에 주가가 18% 올랐다. 하지만 정작 합병은 KB스팩4호로 결정이 났다. KB6호스팩은 합병 발표 당일 하한가로 추락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장기투자관점에서 2100원 아래에서 매수하는 전략도 유효하다. 앞선 관계자는 "기준금리 수준의 금리를 제공하는 만큼 공모가 2000원을 기준으로 2100원 아래서 거래되는 스팩은 원금손실이 위험이 없어 투자할 만하다"고 추천했다.
[뉴스핌 Newspim] 백현지 기자 (kyunj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