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박민선 기자] 펀드매니저를 비롯해 증시 전문가들의 입이 굳게 닫혔다. 이달부터 자본시장법 시행령이 새롭게 시행되면서 시장질서 교란행위에 대한 처벌이 한층 강화된 탓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자칫하면 과징금 '폭탄'을 맞을 수 있다"는 데 경계심을 보이며 조심, 또 조심하는 분위기다. 증권사 곳곳에는 '녹취'라는 문구를 붙여놓고 여느 때보다 직원들 '입단속'에 한창이다.
하지만 이같은 반응은 실제 법령에 따른 변화 대비 과도한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당국 역시 "시장에서 잘못 이해된 부분들이 많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에 시장 혼란이 일고 있는 '시장질서 교란행위에 대한 범위와 처벌' 등에 대해 질의응답 형식으로 살펴봤다.

Q. 공시를 통해 모 기업의 지분보유 비율이 공개된 펀드매니저(혹은 운용사)가 해당기업 매매와 관련, 매수 이유 등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것이 금지되나.
A. 아니다. 상장사에서 공시된 내용이고 지분 보유 현황에 따라 해당 자산운용사에서도 공시된 내용이므로 얼마든지 해도 된다. 금지되는 부분은 펀드 매니저가 기업 내부의 공개되지 않은 정보, 예를 들어 사업부를 매각한다더라, 실적이 얼만큼 좋아졌다더라 하는 것들이 평등하게 공시를 통해 공개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정보를 듣고 매매에 활용하는 것이 금지되는 것이지 자신의 투자 판단에 대해서는 충분히 설명해도 좋다.
Q. 펀드 매니저가 유의해야 할 부분은.
A. 누가 많이 산다더라, 혹은 판다더라 하는 정보를 이용한 매매를 해서는 안 된다. 이는 시행령 개정 이전에도 금지된 부분이었지만 브로커들에게 습관적으로 어느 창구에서 많이 매도 주문이 나오는데 이에 대해 알아봐달라고 했던 관행이 있었다. 이러한 부분에 대해 과징금 부과가 가능해진 것이다. 또한 내부에서 나온 정보를 한두단계 거쳐 듣다보니 2차 정보 이후였지만 앞으로는 이 부분에 대해서도 과징금 부과가 가능해진 것이다. 하지만 정상적인 자기 투자 판단으로 매매를 하는 매니저라면 과거에도 소문에 따라 매매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에서 크게 더 신경써야 하는 부분은 없다고 본다.
Q. 애널리스트들이 느끼는 부담도 매우 크다고 하던데.
A. 애널리스트의 경우 본인이 기업 보고서를 공개하기 전에 시장에 파급력을 미치는 내용이 담긴 것을 다른 이들에게 공개하는 것을 금지해왔다. 특히 애널리스트들은 기업과 접촉이 잦기 때문에 내부 정보를 얻어 친분이 있는 매니저들에게 제공하는 경우들이 있었는데 이러한 부분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금지가 강화됐다.
Q. 기업 IR 담당자들도 "아예 IR을 하지 말라는 이야기냐"는 불만을 토로하는데.
A. IR담당자들이 착각하고 있는데 IR활동이란 게 시장에 공시되지 않은 정보를 비활자적으로 일반투자자에 주는 것 아니라 이런 정보를 공시하는 것이 IR이다. 기사를 통해 공개되는 것도 금지되는 것은 아니지만 투자판단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면 기사와 동시에 공정공시를 통해 일반투자자들에게도 알리길 권유하고 있다. 기업의 추상적인 사업 전망이나 경영철학은 얼마든 자유롭게 언급할 수 있지만 해당 정보가 투자자들에게 공개됐을 때 주식을 살지 말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 공시를 활용하길 권한다.
Q. 과징금 부과에서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혹은 손실액)이 2000만원 미만의 경우 과징금을 면제할 수 있다고 돼 있다. 2000만원이 안 되는 경우는 무조건 면제된다는 의미인가?
A. 원칙적으로는 면제한다는 것을 기준으로 한다. 다만 시장질서 교란행위에 대한 규제가 첫 도입되는 것이고 운영되면서 혼란이 있을지에 대해 향후 사례를 통해 검토해야 하므로 어떤 경우에 대해 부과할 것인지 일일이 언급하기는 어렵다. 다만 과도한 고의성이 없는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는 것에 대해 감안해 2000만원이라는 기준을 둔 것이며 이를 악용해 반복한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과징금이 부과될 것이다.
Q. 이번 법안은 미공개정보 유출을 이용한 거래에 초점이 많이 맞춰져 있다. 그 외 루머나 풍문에 대한 처벌 규정은 달라지는 것이 없는가?
A. 이번에 가장 중요한 것은 기존과 달리 2차, 3차 정보 수령자에 대해 처벌 영역이 확대됐다는 것이다. 해킹이나 절취를 통해 정보를 이용한 사람들에 대한 처벌이 가능해진 의미다. 풍문의 경우 시세조정행위에 의해 처벌될 것이다. 그동안 시세조정은 의도성이 있어야 했는데 지금 시장질서 교란행위는 의도가 없더라도 시세조정시 처벌할 수 있다는 측면이 있다. 또한 그동안은 주가를 흔들어 불공정거래를 통해 취한 이득에 대해 입증해야 했지만 허수호가 제출 등으로 가격을 흔들어 시세에 부당한 영향을 미쳤을 경우 의도성이 없더라도 과징금 부과가 가능해졌다.
Q. 애널리스트 출신 개인투자자(애미)나 펀드 매니저 출신 개인투자자(매미) 등 큰손들에 대한 위법행위 단속도 공정하게 이뤄질 것인지에 대한 의문도 있다.
A. 어려운 질문이기도 하고 답변 드리기도 어려운 부분이다. 위반행위를 어떻게 적발하는지에 대한 조사기법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다만 조사 공무원이 갖고 있는 조사수단과 금융감독원의 조사수단, 거래소 시장 감시와 금융감독원의 시장 감시, 민원 제보 등에 따라 단서를 포착하는 것이고 위법행위에 대한 단속대상에서 예외나 차별이 있을 수는 없다. 이번 시장질서 교란행위 단속 강화의 주요 부문 중 하나가 위법으로 보는 범위가 확대된 것이지 방법론에 있어서는 이전하고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Q. 펀드 매니저가 시장질서 교란행위 금지 규정을 위반해 과징금을 부과받는 것이 적합한지에 대해 불만도 있다. 펀드 매니저가 정보를 이용해 투자한다면 이익은 펀드 투자자에게 가는 것인데 배상은 개인이 해야 하는 것이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A. 과거에도 미공개 중요 정보를 이용한 행위가 적발됐을 때는 이 같은 원칙이 적용됐다. 업무상 이뤄진 행위라고 해서 수익자의 책임이라고 묻는 것이 아니라 자본시장에서 펀드 매니저가 중요한 업무를 담당하는 만큼 그 책임이 가중되는 차원이다. 또 본인들도 정말 펀드의 수익률과 무관하다고 할 수 있느냐. 성과급 등이 연동돼 있기 때문에 수익률 향상에 힘쓰는 것인 만큼 책임을 펀드 매니저에게 묻는 것은 타당하다고 본다.
Q. 일각에서는 이미 '시범케이스'로 위반 행위를 적발하기 위해 감사에 집중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A. 아직 정책이 시행된지 한달도 채 되지 않았기 때문에 곳곳에 설명을 드리고 강의하는 데 대부분의 노력을 쏟고 있다. 시범 케이스를 적발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해당 행위가 적발될 경우 그에 따른 조치를 하는 것이지 기획적으로 조사하거나 한다는 소문은 전혀 사실 무근이다.
Q. 궁극적으로 금융당국이 기대하는 효과는 무엇인가.
A. 시간이 경과하면서 은밀한 정보 유통이 줄어들기를 기대한다. 자본시장법의 중요한 개념 중 하나는 공시주의, 즉 공평한 정보 제공이다. 지금까지와 같은 상황에서 공시된 정보로만 투자할 경우 개인투자자들은 백전백패라고도 한다. 정보력의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기관 투자자나 IR을 통해 은밀하게 유통되는 정보로 인해 개인투자자들이 뒷북만 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문화가 사라진다면 궁극적으로 투자자 층도 확대되는 효과를 나을 것으로 본다. 현장에 계시는 분들도 너무 경계만 하지 마시고 조문 등을 많이 읽어보시면서 참고하시길 바란다.
[질의응답자 : 금융위원회 선 욱 공정시장과장, 자본시장조사단 황현일 사무관, 금융감독원 이해붕 자본시장조사1국 부국장]
[뉴스핌 Newspim] 박민선 기자 (pms071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