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수호 기자] "서로에게 보이지 않는 벽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다음 출신 B사 개발자)
"왜 계속 내부의 일을 외부에 왜곡해서 말하고 다니는 지 모르겠습니다." (카카오 출신 다음카카오 직원)
다음카카오가 합병 10개월을 맞은 가운데 다음과 카카오 출신 직원간 갈등이 예사롭지 않은 모습이다. 대형 포털사에서 출발한 다음과 스타트업으로 성장한 카카오의 서로 다른 기업 문화가 쉽게 융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다음이 주도해 온 사업들이 속속 철회되면서 다음 출신 직원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 본사 철수설 역시 이와 무관치 않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14일 IT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다음카카오 제주 본사 인력의 철수설이 끊이지 않고 제기돼 왔다. 특히 그동안 다음 출신이 대부분인 제주 직원들에게 제공하던 항공혜택(매달 70~90만원 선)을 올 연말까지만 제공하기로 하면서 이같은 철수설이 더욱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사실상 제주 근무가 불가피한 창조경제혁신센터 관련 직원들을 제외하고, 나머지 인력을 판교로 불러들이겠다는 뜻이 아니냐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에 대해 다음카카오는 사실무근이라는 입장과 함께 제주 사업 강화 방안을 공개하며 사태 수습에 나선 상황이다. 항공혜택 축소는 사실이지만 이는 판교 직원들과의 형평성 문제로 인해 부득이한 선택이라는 것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다음과 카카오 출신간 반목을 철수설의 실질적인 배경으로 해석보고 있다. 항공 혜택 축소와 함께 사라지고 있는 다음 서비스들로 인한 박탈감이 상호 의사소통의 단절을 불러일으켰고, 이같은 불협화음이 외부로 표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양사의 불협화음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합병을 선언한 지난해 10월에도 양사 연봉격차와 복지 수준 차이를 성토하는 글이 사내 게시판에 등장한 바 있다.
이때도 다음카카오는 이 같은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며 반박자료를 냈지만 양사 갈등이 적지 않다는 것을 대내외적으로 드러내게 된다. 이 때문에 카카오 직원들 중 일부는 내부 불만을 누군가가 외부에 알려 기업 이미지를 깎고 있다며 다음 출신들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기도 했다.
사실 다음카카오는 합병 전 다음과 카카오를 독립적으로 운영하며 차차 합쳐나가는 방안을 우선 고려했다. 하지만 더 좋은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 한 팀이 되는 것이 낫다는 경영진의 판단으로 통합 출범 방안을 채택했다.
하지만 합병 후 10개월이 지나자 카카오 중심의 신규 모바일 서비스는 힘을 얻는 반면, 과거 다음이 주도했던 서비스들은 힘을 잃어갔다. 지난달 1일에는 다음 클라우드 서비스 종료를 공식 선언했고 다음 운세와 다음 쇼핑하우 앱, 마이피플 등의 서비스를 접었다.
다음카카오가 '모바일 퍼스트'를 선언한 만큼, 예측 가능한 일이었지만 이들 서비스를 주도적으로 운영했던 다음 출신들의 박탈감 또한 적지 않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다음 출신의 포털업계 관계자는 "합병 당시, 다음 출신들의 연봉을 올려주긴 했으나 여전히 급여 괴리로 인한 불만이 존재했고, 각 신규사업 부서장들도 카카오 출신이 요직을 차지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한 "다음카카오가 모바일 라이프 플랫폼을 지향하면서 빚어진 어쩔 수 없는 선택이겠지만, 다음이 오랫동안 포털업계 강자로 존재했던 만큼, 서로를 인정하고 어루만져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이제는 다음 출신들이 모바일 사업에 녹아 들어 실질적인 시너지 성과를 내야할 때라는 주장도 나온다. 과거 포털업체 다음의 영광에 취해 모바일 전환기를 놓치면 오히려 다음카카오에게 짐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모바일 시대로 접어 들었고, 카카오 중심의 사업들이 대체적으로 자리를 잡았다는 점에서 이제는 다음 출신들도 마음을 열고 모바일 사업 강화에 혼신의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이수호 기자 (lsh5998688@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