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기진 기자] 1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하나금융지주 주가는 전날보다 4.16%나 오른 3만50원에 출발했다. 하나금융지주와 외환은행 노동조합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통합에 전격 합의했다는 공시가 나오자, 투자 심리를 자극한 결과였다. 개장 직후 10분 동안 거래량이 전날의 4분의 1에 달하는 23만주가 거래될 정도로 투자자들의 매매 열기가 뜨거웠다.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주가순자산배율(PBR) 0.4배는 매우 낮은 수준으로 KB금융지주(PBR 0.5배)나 신한금융지주(PBR 0.6배)만큼은 돼야 하는데 외환은행의 통합 지체가 주가를 억눌러 왔었다”라고 말했다.
지난 2010년 11월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계약을 체결할 당시 주가는 4만원 전후에서 이듬해 3월에 5만원까지 치솟았다. 두 은행의 합병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보여주는 지표다. 그러나 지난 4년 8개월간 노사가 극한 대립을 보이자 하나금융 주가는 내리막을 탔다.
이날 노사의 통합 합의로 시장의 기대감이 다시 살아났다. 하나-외환은행을 합병했을 때 자산 규모는 290조원(3월 말 연결기준)으로 KB국민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NH농협은행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이들 4개 은행이 지배하고 있는 기존 은행권 판도를 흔들 수 있는 힘을 가진다. 일각에서는 대형은행간 M&A를 통한 빅뱅(Big Bang)이 재점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업력이 가장 짧은 하나은행은 태생적으로 고객기반이 취약하다. 예금금리가 0%에 가까운 월급통장이나 요구불예금과 같은 저원가성예금 규모에서 드러나는데, 3월 말 기준 39조원으로 국민은행 80조원, 우리은행 68조원, 신한은행 65조원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다. 단골고객 규모나 싼 금리로 대출자금을 운용할 자산이 절반에 그치니, 경쟁은행에 비해 기본 이익을 50%가량 접어야 한다. 그러나 외환은행의 저원가성 예금 22조원을 끌어안으면 총 61조원으로 우리은행, 신한은행 못지않은 규모가 된다.
기업, 소매금융에서도 더욱 활발한 영업이 예상된다. 하나은행은 열세였던 대기업 영업을 외환은행을 통해 보완할 수 있다. 외환은행은 외환업무를 독점하면서 삼성, 현대 등 대기업 거래처가 매우 탄탄하다. 총 기업대출금(원화) 규모 31조원에서 대기업은 10조원으로 3분의 1을 차지하는 데 반해 하나은행은 4분의 1(총 52조원 중 14조원)에 그친다. 대신 하나은행은 중소기업 대출이 37조원으로 강점을 보인다.
소매금융에서도 가계대출 규모가 외환은행의 22조원과 하나은행 58조원 등 80조원에 육박하며 신한은행(80조원)과 대등해진다.
특히 해외영업은 경쟁은행보다 우위에 서게 됐다. 해외 네트워크수가 24개국에 127개로 신한은행의 16개국 74개 점포, 우리은행의 18개국 184개, 국민은행의 11개국 18개 점포를 앞지른다. 김정태 회장은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을 2025년까지 총수익의 40%까지 늘릴 계획이다.

하나-외환은행 통합은행의 출범은 은행권 전체 판도를 흔드는 일로 우리은행 민영화는 물론, 금융권 ‘빅뱅’과도 연결될 수 있다. 1분기 국내은행 자기자본이익률(ROE)가 5.38%로 역대 최저고, 선진국(미국 상업은행 8.97%)보다 크게 떨어지는 수익성으로 국내 은행산업의 미래는 불투명해 보인다.
그래서 박근혜 대통령의 금융산업 발전 요구에 따라 금융당국이 빅뱅과 같은 큰 그림을 다시 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금융공기업 한 CEO는 “국내 은행산업은 저효율성과 고비용이 심각한 산업으로 우리은행 민영화가 올해는 불가능하다고 볼 때, 금융당국이 KB금융그룹이나 신한금융과 M&A를 통해 효율화를 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