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최주은 기자] 대형 건설사들이 해외 프로젝트 수주에 신중해졌다. 수익성이 낮아 저가 수주 우려가 있는 사업은 아예 쳐다도 보지 않는 상황이다.
지난 2009년에서 2010년 수주한 해외 프로젝트가 대규모 적자를 내며 손실을 키운 경험이 '반면교사'(反面敎師)가 된 것. 해외사업부문을 축소하는 한이 있더라도 '사업을 위한 사업'을 하지 않는다는 게 건설업계의 입장이다.
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대형 건설사들은 수익성을 우선으로 한 보수적인 해외사업 수주전략을 세우고 있다.
GS건설은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8000억원 규모 가스개발 프로젝트 입찰에 초청을 받았지만 참여하지 않았다.
말레이시아에서도 비슷한 공사비 8000억원 규모 석유화학 플랜트 공사 수주를 검토했지만 최종 입찰에 참여하지는 않았다. 수익이 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GS건설 관계자는 “저가 수주 여파로 최근 건설사들이 해외사업에서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에 나서고 있다”며 “수익 여부를 꼼꼼히 검토해 추가 공사비 발생 등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는 사업장은 아예 입찰에 참여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이같은 보수적인 수주전략에 따라 GS건설의 해외수주 실적은 올들어 급감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상반기 50억달러(한화 약 5조6540억원) 어치 해외 공사를 수주했지만 올해는 36억8000만달러(4조1613억원)를 수주했다. 같은 기간 해외 프로젝트 수주액은 26.4% 감소한 것.
저유가 여파로 중동지역 발주 물량이 줄어든 것도 원인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해외 사업에서 손실이 심해 보수적인 수주에 나서고 있다는 게 GS건설 관계자의 설명이다.
지난해 건설사 중 해외수주 4위를 기록한 삼성엔지니어링은 올 상반기 해외수주액이 지난해 상반기 대비 87.2% 줄었다. 이 회사의 지난해 해외수주액은 41억6000만달러(4조7041억원)다. 올해는 5억3448만달러(6044억원)로 감소했다.
회사측은 '저가공사 전문 브랜드'로 인식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해외수주에 보수적으로 나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지난 2013년 저가 수주로 인해 대규모 손실이 발생해 회사차원에서 해외 수주 관리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상반기 32억1000만달러(3조6299억원)의 해외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1억4000만달러(1583억원) 어치를 따내 수주액은 95.6% 급감했다. 이 회사 역시 수익성이 떨어지는 해외사업보다 국내사업에 치중하고 있는 것.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건설사들이 해외 수주에 있어 양적 성장이 아닌 질적 성장을 위한 접근을 하고 있다”며 “이밖에도 해외수주가 전반적으로 감소한 것은 저유가와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같은 대내외적인 여러 요인이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건설사별 해외 수주 성적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 전통적인 해외건설 '강자'인 대우건설, 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상반기 사실상 해외 수주에서 '손을 떼며' 수주 실적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반면 현대엔지니어링은 '탈중동' 전략을 내세우며 상반기 업계 1위를 기록 중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상반기 중동 수주가 부진했지만 하반기엔 쿠웨이트, 카타르 등지에서 대규모 발주가 예정돼 있다”며 “사업성 있는 해외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건설사들의 참여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