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선엽 기자] "상법상 상장사의 경우 특례조항이 있는데 6개월 전부터 보유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엘리엇은 어떤 입장인지 밝혀라." (6월 19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 김용대 수석부장판사)
엘리엇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반기를 든 가운데 엘리엇에게 소액주주 제안을 할 수 있는 주주권한이 있는지가 문제되고 있다. 삼성물산 주식을 보유한 기간이 6개월이 안 돼 상법상 주주제안 자격이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법원도 엘리엇에게 이와 관련 서면의견 제출을 요구해, 최종적으로 어떤 판결을 내릴지 주목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지분 7.12%를 보유한 엘리엇은 삼성물산에 보유 주식을 현물 배당할 수 있도록 정관개정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서를 이달 초 발송했다. 이에 삼성물산은 내달 17일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이를 안건으로 올렸다.
상법 제363조의 2(주주제안권) 1항은 '의결권 없는 주식을 제외한 발행주식 총수의 3% 이상을 보유한 주주는 이사에게 주총 6주 전에 서면 또는 전자문서로 제안이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것만 놓고 보면 엘리엇이 주주 제안을 하는 것은 아무런 하자가 없다.
문제는 상법 제542조의 6(소수주주권) 2항이 '6개월 전부터 계속하여 상장회사의 의결권 없는 주식을 제외한 발행주식 총수의 1000분의 10(자본금 1000억원 이상은 0.5%) 이상에 해당되는 주식을 보유한 자는 주주제안권(제363조의 2)을 행사할 수 있다'고 규정한 것이다.
또 제542조의 2는 '이 절은 이 장 다른 절에 우선하여 적용한다'며 이 절이 특례조항임을 명시적으로 밝히고 있다.
따라서 상법 제363조의 2와 제542조의 6을 ‘배타적’ 조항으로 보아 특례조항을 우선적으로 적용할 것인지, 아니면 양자택일이 가능한 ‘선택적’ 조항으로 볼 것인지가 관건이다. 엘리엇은 삼성물산 지분을 보유한 지 6개월이 안 되므로 특례조항을 우선 적용하면 엘리엇은 주주제안권을 갖지 못한다.
이와 관련 판례는 다소 불분명한데 두 조항이 각각 상법(지분 3% 이상)과 구 증권거래법(지분 0.5% 이상과 6개월 보유)에 나눠져 있을 때는 ‘선택적’ 적용이 가능하다고 판시한 바 있다.
대법원은 "증권거래법 제 191조의 13 제 5항은 상법 제 366조의 적용을 배제하는 특별법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며 "증권거래법이 정하는 6월의 보유기간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라 할지라도 상법 제 366조의 요건을 갖추고 있으면 그에 기하여 주주총회소집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증권거래법의 해당 조항이 2009년 1월 상법 개정과 함께 상법의 특례 조항으로 들어오면서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인천지방법원(2010카합159결정)과 서울중앙지방법원(2010비합512)은 각각 특례조항이 우선적으로 적용돼야 한다는 입장을 반영해 6개월의 보유기간을 갖추지 못한 주주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반면 서울고등법원은 "상장사 주주는 상법 제542조의6 제1항이 정하는 6개월의 보유기간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라 할지라도 상법 제366조의 요건을 갖추고 있으면 그에 기하여 주주총회소집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법조계도 선택적 적용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정준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최근 논문에서 "특례규정의 적용범위에 있어서 그 유형을 배타적인 것과 선택적인 것으로 나눌 수 있다"며 "소수주주권에 관한 것처럼 주주의 편의성을 제고하기 위한 규정은 선택적인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엘리엇 측 소송 대리인인 넥서스 역시 지난주 열린 가처분 신청 심문에서 "상법상 요건을 갖춘 경우뿐 아니라 상장사나 비상장사 모두 어떤 것을 적용해도 동일하게 소수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에 재판부는 "서면으로 의견을 제출하라"고 밝혔다.
삼성물산 역시 이 부분을 특별히 문제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엘리엇의 주주제안과 관련해 일부 위법의 소지가 있으나, 원활한 합병절차 진행을 위해 엘리엇의 주주제안을 임시주총총회에 상정하기로 확정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