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배효진 기자] 지난 4월 중순부터 미국을 강타한 사상 최악의 조류독감이 식품업계를 뒤흔들고 있다. 수백만 마리의 닭들이 폐사하면서 관련 육류 및 달걀 공급에 큰 차질이 예상된 까닭이다. 농무부와 주정부가 확산 저지에 안감힘을 쏟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현재 조류독감은 5대호 인근 중서부 위스콘신과 미네소타, 아이오와주를 포함해 16개주에 창궐했다. 미국 전역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범위다. 폐사나 살처분된 조류는 미국 전체 사육규모의 10%에 해당하는 3890만마리로 확인된다. 역대 최악으로 기록된 1980년대 조류독감 피해규모의 두 배에 이르는 수치다.
미 농무부는 조류독감 방역과 피해농가 지원을 위해 4억달러(약 4359억원)의 긴급예산을 투입했다. 창궐 진원지인 아이오와와 미네소타 주정부도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주정부를 동원하는 등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상 최악의 조류독감에 미국 가계와 식료품 업계도 역풍을 맞고 있다.
원자재 시장조사기관인 어너배리의 최근 조사에서 미국 중서부 지역의 가정용 달걀가격이 85%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패스트푸드 업체와 음식점에 공급하는 달걀은 한달 전에서 3배 올랐다. 닭과 칠면조 등 육류품 가격도 1년 전에 비해 4.5% 뛰었다.
여기에 가공 및 운송비용을 더할 경우, 식료품 가격 상승이 더욱 확대되 가계에 적잖은 부담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시리얼 업체 포스트 홀딩스는 달걀 제품 공급이 25% 감소해 2015 회계연도 운영이익이 2000만달러 줄 것이란 부정적 전망을 공개했다. 이같은 소식에 지난 13일 장외 거래에서 주가는 7%나 미끄러졌다.
육류가공업체 호멜 푸즈는 공급가격 인상에 따른 손실을 상쇄하기 위해 직원 230명을 일시 해고한다고 밝혔다.
반면 조류독감 여파가 제한적인 남부 지역 업체들은 공급가격이 크게 뛴 데 따라 쾌재를 부르고 있다. 미국 최대 양계업체 칼-메인푸즈 주가는 지난 2주 동안 30%나 뛰며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번 사태로 드러난 미국 양계업계의 심각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저렴한 공급가격을 요구하는 소비자들로 인해 양계업계가 대형화에 속도를 높이면서 조류독감 피해가 예상보다 훨씬 악화됐다는 비판이다.
전미양계생산자협회 조사에서 현재 미국 달걀 생산업체는 200개 미만으로 1970년대 1만개에서 대폭 축소됐다. 1곳당 평균 사육두수는 150만 마리로 확인됐다.
마커스 러스트 로즈에이커팜 최고경영자는 "피해가 불어난 배경은 양계업계가 저렴한 공급가를 요구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대형화를 추진한 데 있다"며 "심지어 사육두수가 600만 마리에 이르는 양계장도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