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배효진 기자] 원자재 가격이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에 투자자들이 주식과 채권에서 원자재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달러화 강세가 주춤하고 경기둔화 우려가 고조된 중국이 잇따라 부양책을 내놓으면서 원유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배경이다.
하지만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최근 랠리에 경고등을 켜고 나섰다. 수급 불균형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달러화 약세에 기댄 상승열기는 실물경제와 동떨어진 것으로 오래 가지 못할 것이란 지적이다.

12일(현지시각) 기준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현물 가격은 배럴당 58.92달러다. 지난 1월 저점 대비 26.35% 올랐다. 런던ICE 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된 북해산 브렌트유도 배럴당 67.110달러로 같은 기간 23% 이상 뛰었다.
달러화 약세와 일시적 공급감소에 따른 영향이다.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94.486으로 지난 3월 고점 대비 5.8% 가량 떨어졌다.
미스윈 마헤쉬 바클레이스 원유전략가는 "과잉 공급에도 유가가 뛰는 것은 실물시장과 괴리된 모습"이라며 "최근 추세가 급반전될 리스크가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 내 원유 공급이 수요보다 100만배럴 가량 많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앙골라와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 산유국이 비축한 원유와 북해, 지중해 생산을 고려하면 수급 불균형은 여전하다고 덧붙였다.
모건스탠리도 입을 맞췄다. 모건스탠리는 "2분기부터 공급우려가 다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며 투자자들에게 원유 롱포지션(매입) 정리를 조언했다.
5일 기준 WTI 순롱포지션은 1만32계약 증가한 26만8163계약이다. 반면 숏포지션(매도)은 18% 감소한 6만3881계약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브렌트유에 대한 순롱포지션은 28만8727계약으로 2011년 이후 최대치를 나타냈다.
도이체방크는 "최근 에너지 랠리는 시장 피로감을 보여주는 단면"이라며 "추가 부양책 카드가 나올 가능성이 적고 현 상황이 지속될 것이란 점을 고려하면 유가는 올 중순들어 다시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경기 가늠자인 '닥터코퍼' 구리 역시 뜨겁다.
11일 런던금속거래소에서 거래된 구리 3개월 선물은 43달러 오른 642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월 기록한 5년래 저점 대비 19% 올랐다. 최근 중국 제조업 경기가 1년여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데 따라 당국이 추가 부양책 기대감을 반영한 결과다. 구리에 대한 순롱포지션도 연초 대비 60% 증가했다.
막스 레이튼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세계 최대 구리 소비국인 중국 부동산 경기 회복이 핵심"이라며 "최근 중국의 구리 수입이 크게 줄어든 것은 구리시장이 탄광 속 카나리아일 수 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중국의 4월 구리 수입은 43만톤(t)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했다. 올 1월부터 4월 기준으로는 14% 줄어든 것으로 확인되면서 수요 둔화 우려를 키우고 있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