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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애플렉, 로자먼드 파이크의 기막힌 연기와 데이빗 핀처의 신들린 연출이 만난 '나를 찾아줘' <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
■나를 찾아줘(Gone Girl,2014) - 감독 데이빗 핀처/ 출연 벤 애플렉(닉 던), 로자먼드 파이크(에이미 던)
아내가 사라졌다!!
모두가 부러워하는 삶을 살아가는 완벽한 커플 닉(벤 애플렉)과 에이미(에이미 던). 결혼 5주년 기념일 아침, 에이미가 흔적도 없이 실종된다.
에이미는 유년시절 어린이 동화시리즈 ‘어메이징 에이미’의 실제 여주인공으로 그의 부모는 그를 실제 모델로 동화시리즈를 쓰고 흥행에 성공한다. 그런 그가 갑자기 사라진 것이다.
실종 하루, 이틀, 그의 실종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펼쳐지고 경찰은 에이미가 남기고 간 단서들을 통해 남편 닉을 살해용의자로 의심하기 시작한다. 언론은 닉의 일거수 일투족을 경쟁적으로 다루면서 그는 유명인사가 돼버린다. 그렇다면 과연, 에이미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진짜 그는 죽은 것일까? 사라진 것일까? 그러나, 이 모든 것이 에이미가 꾸민 자작극이라면?
네 두개골을 깨고 뇌를 꺼내보고 싶어
한 남자의 가슴을 베고 누워 있는 여자의 뒤통수가 보이고 남자는 여자의 머리를 강아지 머리 쓰다듬듯 쓰다듬는다.
남자의 내레이션 : 아내를 생각하면 항상 그 예쁜 머리가 떠오른다. 그 예쁜 두개골을 박살내고 두개골을 꺼내서 그 생각을 알아내고 싶은, 부부들 간에 궁금해 할 만한 것들.
“지금 무슨 생각해?” “지금 기분이 어때?” “우리가 어떻게 이렇게 됐지…?”
닉과 에이미는 파티에서 우연히 만나 불같은 사랑에 빠진다. 설탕이 눈처럼 흩날리던 밤, 닉은 에이미에게 다가가 입술을 훔치고, 두 사람은 그렇게 부부가 된다. 에이미는 출판사를 운영하는 부모 아래서 어려서부터 자신을 모델로 이야기들이 만들어지고 이것이 출간되면서 ‘어메이징 에이미’시리즈로 유명세를 탄다. 자신의 아이를 마치 인형처럼 관찰하며 그것을 모델삼아 이야기를 만들고 심지어 그 주제나 내용에 맞게 자신의 아이를 키웠다는 것부터 심상치 않은 냄새가 풍긴다.
영화는 두 사람의 지루한 러브스토리와 결혼 생활을 보여주다 갑작스런 아내 에이미의 실종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사실, 에이미는 점점 결혼생활에 염증을 느끼고 있었다. 서로 우린 너무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 남편은 실직 당하고 시어머니까지 병들어 그는 원치않게 시어머니가 있는 곳으로 이사를 해야만 했다. 더욱이 백수 남편을 위해 ‘The Bar'를 운영하도록 돈도 준다. 그런데, 남편은 자신을 평소에는 거들떠 보지도 않고 무언가 필요할 때만 자신을 이용하는 것 같다. 그리고 더욱 참을 수 없는 것은 남편이 다른 여자를 만나고 있다는 것. 에이미는 복수를 다짐한다. 여기까지는 지금까지 다른 영화와 다를 바가 없다.
에이미는 남편이 자신을 죽인 것으로 위장하기 위해 치밀한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한다. 그가 하버드대를 나온 재원이고 작가 출신이며, 그의 부모는 그를 대상으로 책을 출판한 사람들이기에, 오랜 세월 연출된 삶을 살아온 터라 이런 상황이 낯설지 않다. 먼저, 주변인들을 공략한다. 그의 표현대로라면 ‘멍청한’ 여자들을 집안으로 끌어들여 자신이 매우 불우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고 폭력과 학대에 시달리고 있다고 연기한다. 동정을 이끌어내기 위해 이웃집에 임신한 여성의 소변을 훔쳐 자신이 임신한 것처럼 꾸민다. 남편이 자신을 죽였을 것처럼 일부러 피를 뽑아 주방 바닥에 흘리고 닦아내고, 망치에 그 피를 묻히고 창고에 숨겨둔다. 계획은 치밀하고 완벽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겼다. 그가 도주하던 중 TV에서 그의 얼굴을 보고 알아본 누군가에 의해 강도를 당한다. 어쩔 수 없이 계획을 변경해야 한다. 이전에 자신을 스토커처럼 쫒아 다녔던 갑부 남친을 찾아가 도움을 요청한다. 그리고 그를 자신의 이득을 위해 철저히 이용한다. 자신이 그에게 납치되고 강간당했으며, 어쩔 수 없이 그를 죽였다는 것.
에이미가 무사히 돌아왔다는 사실이 남편 닉은 석연치 않다. 묶여있다면서 커터 칼은 어떻게 구한 것일까. 이미 아내가 사이코라는 사실을 알지만, 이제 와서 거부할 수도 없다. 게다가 에이미는 임신까지 했다며 닉을 잡는다.
닉은 책임때문인지 뭔지, 에이미를 떠나지 못한다. “어떻게 저런 미친 싸이코하고 같이 살 수 있어?”라는 닉의 쌍둥이 여동생의 만류에도 그는 그를 선택한다. 세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그녀와 자신을 위해 이 사건의 전말을 알고서도 침묵하기로 한 것이다. 그렇게 진실은 무덤 속에 묻히고 두 사람은 공범이 된다.
미친 결혼 스토리
이 정도 되면, 미친 결혼 스토리라고 할만하다. 엽기적인 이런 삶이 가능하겠는가 하겠지만, 생각해보면 결혼이라는 것이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만나 가정을 이루고 한 배를 탄 공동운명체이기 때문에, 좋은 일이 있거나 힘들 일이 있든 서로 힘을 합쳐 그 배를 저어가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한 배에 타고 가는 한, 사이가 좋건 나쁘건 때론, 공범 아닌 공범이 돼야 할 지도 모른다.
박소진 한국인지행동심리학회장(′영화 속 심리학′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