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지나 기자] 한국제약협회가 제약사의 리베이트 관행을 근절하기 위한 대책의 하나로 리베이트 의혹이 있는 회원사를 고발하는 무기명 투표를 실시키로 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협회는 내달 14일 이사회에서 처방을 대가로 리베이트를 지급했다고 의심되는 제약사 1~3곳을 써내는 무기명비밀투표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사회에는 회원사 대표이사 또는 대표이사 위임장을 보유한 임원급이 참석할 수 있다. 이사회에는 국내 중대형 제약사와 다국적사를 포함해 50여개사가 참여하고 있다.
앞서 10개사로 이뤄진 제약협회 이사장단은 올 초 회의를 열고 리베이트 척결을 위한 자정노력 일환으로 이같은 설문조사를 실시키로 결의했다. 투표결과는 이경호 협회장에게만 공개하기로 했다.
이 회장은 리베이트 의혹이 제기된 제약사 대표를 직접 만나 결과를 통보하고, 대책을 함께 논의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황당한 발상"이라며 부정적 견해가 많다. 판단기준도 모호할 뿐 아니라 리베이트와 무관하게 경쟁사를 흠집내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도 있다는 지적이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리베이트 등 불공정행위 근절을 내세워 협회가 제약업체 길들이기 하는 것"이라며 "이 기회에 위신을 세우려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제약사 관계자는 "투표를 무기명으로 하게 되면 책임 의식이 없어져 무차별적인 폭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경쟁사 죽이기'나 ‘왕따 걸러내기’ 등으로 변질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제약협회 이사회는 중대형사들 중심이어서, 이사회에 참여하지 않는 중소형 제약사들이 불리해질 수 있다.
이사회에 속한 제약사들 내에서도 "리베이트 근절 노력으로 정당한 방법이라고 볼 수 있겠나"라는 자조 섞인 반응이 나온다.
리베이트를 고발하는 투표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지만, 제약협회는 지난 이사회에서 결의한 대로 투표를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제약협회 관계자는 “반발도 있지만 계도차원에서 업계에 긴장을 줄 필요 있다는 의견이 모아져 예정대로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지나 기자 (fresh@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