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기락 기자] 설 다음날인 지난 20일 오후 서울 강변역 테크노마트 6층 휴대폰 매장은 한산했다. 길 건너 동서울터미널에는 고향을 오가는 인파로 북적거렸지만, 테크노마트 매장에서는 사람을 찾기 어려웠다. 이날 정상 영업한다는 사실이 의심될 정도였다.
“어차피 명절 대목은 없을 꺼라고 예상했어요” 한 휴대폰 매장 주인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는 “2월은 설날과 졸업 시즌이어서 조금 나아지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설 연휴를 앞둔 14일 주말부터 대목 분위기가 전혀 없었어요”라며 프라이팬 만한 간이의자에 털썩 앉는다.
테크노마트를 비롯해 서울 용산역 전자상가 등은 휴대폰 판매점이 밀집해 있다. 이 같은 대규모 매장들은 단일 매장 보다 상품이 다양하고, 경쟁도 치열하다. 이 때문에 손님들과의 흥정도 비교적 자유로왔다. 과거 얘기다. 지금은 손님 자체가 오지 않는다는 게 상인들의 얘기다.
지난해 10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후 대규모 매장은 직격탄을 피할 길이 없었다. 이곳 판매점 점원은 “단통법 후 휴대폰을 동네 매장에서 구입하나, 여기서 사나 가격 차이는 몇 천원에 불과하다. 손님들이 일부러 이곳을 찾을 이유가 사라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통법이 아니더라도 전체적인 경기가 나빠져 휴대폰 매장, 컴퓨터 매장 등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비는 매장이 계속 늘어나는데 들어오는 점주(사장)가 없다”고 토로했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가 공시지원금을 낮춘 점도 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공시지원금이 낮아질수록 휴대폰 실제 구입가격은 높아지기 때문이다. 단통법 시행 후 이통사는 공시지원금을 30만원까지 쓸 수 있다.
하지만, 연휴 첫날인 18일 SK텔레콤은 애플 아이폰6 64G의 공시지원금을 20만원에서 15만원으로 내렸다. 아이폰6+는 14만5000원에서 12만원으로 낮췄다.(LTE 100요금제 기준) LG유플러스도 삼성전자 갤럭시알파 구매 시 공시지원금 18만4000원을 지원하다가 7만9000원으로 줄였다. LG전자 F70은 23만6000원에서 13만2000원으로 10만원 이상 내렸다.(청소년 24요금제 기준)
맞은편 매장에서는 외국인 서너명이 중고전화기를 만지작거린다. 동남아로 추정되는 외국인들은 꽤 자주 보였다. 찾아보기 힘든 한국 손님 보다 더 많은 것 같다. 매장 관계자는 “중고폰은 사려는 손님들인데, 몇 개씩 사서 본국으로 돌아가 가족들에게 주거나, 중고로 되팔아 차익을 챙긴다”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는 “장사가 안 되니까 동남아 외국인들에게 중고전화기를 팔고 있는데, 여기서 구입한 가격이 우즈베키스탄 등 일부 국가에서 2~3배 이상 비싸게 팔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동남아 외국인들은 수중에 돈이 모이면 수시로 와서 중고폰을 사간다”고 설명했다.
전국 휴대폰 상인 단체인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이종천 이사는 “구정 전날 테크노마트에 갔었는데, 썰렁했다. 한 2년전부터 명절 대목이 없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테크노마트 휴대폰 판매점은 불경기와 단통법 등 영향으로 명절 대목이 자취를 감춰버렸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