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동호회 재능기부로 11년간 졸업앨범 선물
[뉴스핌=추연숙 기자] 13일 오전 수원시 장안구 이목동의 장애인 특수학교 '수원서광학교'의 졸업식.
이날 초등부, 중등부, 고등부 졸업생 32명과 학부모들은 졸업앨범을 살펴보느라 분주했다. 학생들은 졸업앨범 속 자신의 얼굴 가리키며 환하게 웃었다.
매년 수원서광학교를 졸업하는 졸업생들에게는 특별한 선물이 있다. 바로 삼성SDI 임직원들이 직접 촬영하여 만든 졸업앨범이다. 삼성SDI는 졸업앨범을 선물한지 올해로 11년째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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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서광학교 한정애 교장에게 삼성SDI 임직원들이 졸업앨범을 증정하고 있는 모습(사진 삼성SDI) |
서광학교 학생들의 졸업앨범은 삼성SDI 사진동호회 회원들이 직접 촬영한 사진으로 만든다. 삼성SDI 동호회 회원 20여명은 졸업앨범에 아름다운 추억을 더하기 위해 학생들과 졸업여행에도 동행했다. 졸업앨범에는 고궁나들이, 텃밭 가꾸기 등 학생들의 추억이 하나하나 깃들어 있다.
이날 졸업식에서는 삼성SDI 임직원들이 손수 만든 초콜릿을 졸업생들과 학부모들에게 선물로 전달하기도 했다. 삼성SDI 임직원들은 지난 11년간 서광학교 졸업식에 직접 참석해 앨범을 전달하고 축하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삼성SDI와 서광학교의 인연은 지난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서광학교 학생들은 장애와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졸업 앨범을 받지 못했다. 이같은 사연을 전해 들은 삼성SDI 임직원들은 성금을 모아 '사랑의 졸업앨범'을 제작해 선물하기로 결정했다. 평상시 출사를 함께하던 사진동호회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나섰다.
성금은 임직원이 기부한 금액과 같은 액수를 회사가 추가 기부하는 '매칭그랜트' 방식으로 모금됐다. 삼성SDI는 지난 2004년부터 올해까지 12년 동안 약 7000만원의 기금을 모았고 모두 504명의 학생들에게 학창시절의 즐거웠던 추억을 선물했다.
4년 전부터 꾸준히 졸업앨범 제작에 참여해온 러시아 출신의 라만슈판첸코 수석연구원은 "서광학교에서 학생들이 나를 알아봐주고 달려와 반겨줄 때마다 너무 기쁘고 뿌듯하다"고 말했다.
올해 고등부를 마치고 취업에 성공해 사회로 진출하는 졸업생 이영훈(20∙가명, 정신지체 장애인)씨는 삼성SDI 임직원들과 더욱 각별한 사이다. 초등부, 중등부 졸업앨범을 모두 삼성SDI 임직원들이 만들어 선물했기 때문이다.
이영훈씨는 졸업앨범을 들어 보이며 "저는 삼성SDI 형이랑 누나들이 좋아요. 저한테 앨범은 보물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소중하게 보관할거에요"라고 말했다.
삼성SDI는 10년 넘게 이어진 서광학교와의 인연을 앞으로도 지속해나갈 계획이다.
신소영 삼성SDI 인사지원팀 대리는 "올해도 졸업앨범을 만들어 선물하고 학교 담장 벽화 그리기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서광학교 학생들에게 작은 힘이나마 더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추연숙 기자 (specialke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