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2월29일 오후 2시8분 뉴스핌의 프리미엄 뉴스 안다(ANDA)에서 표출한 기사입니다.<편집자>
[뉴스핌=홍승훈 기자] 황귀남씨의 신일산업 경영참여 지분공시(2.17) 이후 전개된 양측의 첨예한 대립 속에, 지난 9월 회사측이 승자로 귀결되는 듯 보였다. 법원이 황씨에 대해 "명의만 빌린 형식상 주주에 불과하다"며 실권주로서 자격이 없다고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잠잠해지는 듯했던 분쟁은 황씨의 지인 윤대중씨가 전면에 나서면서 다시 바뀌게 됐다. 윤씨가 재차 소집한 12월 임시주총이 받아들여지며 결국 최근 논란이 된 '한 지붕 두 주총' 상황이 발생한 것. 일단 양측 모두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며 향후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현재로선 이번 임시주총 적법성에 대해 법원이 손을 들어주는 쪽이 경영권 분쟁 향방을 가를 가장 중요한 변수다. 법원(수원지방법원)은 양측 주요 인물들에 대해 1차심문(12.24)을 마친 상태로 내년 1월16일 2차심문을 앞두고 있다.

◆ 1차심문 결과 황씨측 유리한 고지 선점한듯
1차심문에선 당시 임시주총이 열렸던 가보호텔측의 CCTV 동영상과 황씨측이 제출한 동영상 자료를 통해 양측의 위임장 대결에 따른 확보된 의결권 수가 드러났다. 1차 심문결과를 보면 일단 황씨측이 유리해 보인다.
신일산업 현 경영진이 임시주총 당시 확보한 주식 수는 1247만주다. 이 가운데 의결권이 제한된 김영 회장측 주식은 1097만주다. 황귀남씨측 역시 2790만주를 확보했으나 의결권이 제한된 것을 빼면 2570만주로 집계됐다. 그래도 황씨측이 회사측보다 2배 이상 많은 주식을 확보했다.
현재 신일산업의 총 발행주식 수는 6925만6324주지만, 이번 임시주총은 유상증자전 기준일이 적용돼 주식 총 수는 5323만3000주로 계산된다. 결국 황씨측이 48.3%, 회사측이 20.6% 지분을 확보한 셈이다.
일반적인 기준으로 봤을때, 이사해임 등의 주총 특별결의 조건(1/3 참석에 참석자의 2/3 찬성으로 의결)에 따라 동시에 진행된 2개 주총 중 황씨측 주총이 효력이 있다는 결론에 이른다.
하지만 회사측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강종구씨와 황귀남씨간 금전대여 문제가 증여세 문제로 번지며 결국 황씨측 의결권이 추가적으로 제한될 것이란 입장이다.
오영석 신일산업 전무는 "우리는 검표과정을 하지 않았는데, 명의신탁에 따른 의결권 제한 요건에 따라 황씨측 의결권이 추가로 제한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조세문제로 국세청 조사도 이뤄지고 있다. 공시위반건도 문제의 소지가 여전히 있다. 진위여부는 법원에서 판단할 문제지만 우리측 자료를 추가로 제출할 경우 2차심문에서 상황은 달라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에 대해 황씨는 1차심문에서 위임장 대결 건은 결론이 났다는 입장이다. 그는 "강씨한테 75억원을 빌린 것은 명의신탁이 아닌 순수한 금전대여다. 이에 법원서 내 의결권 행사는 제한됐고 강씨가 행사하는 것으로 이미 결론난 상황"이라며 "이에 따라 이번 법원 심문에서 드러난 위임장에 따른 의결권 주식 수 역시 강씨의 주식 중 5% 넘는 부분에 대한 의결권이 제한된 상태로 계산된 수치"라고 설명했다.
증여세 문제에 대해서도 "현재 국세청 조사를 받고 있는데, 빌린 돈에 대한 차용증도 있고 이자낸 게 확인돼 문제될 게 없다"며 "의결권과 증여문제는 별개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 법원판결이, 그 이후 시나리오의 열쇠
이번 임시주총 적법성 여부에 따라 신일산업 경영권 향방이 갈리게 된다. 황씨측 임시주총이 적법한 것으로 결론나면 현 송권영 대표와 정윤석 감사는 해임으로, 황씨와 이혁기씨는 각각 감사와 신임 이사로 등극한다. 더구나 김영 회장이 내년 3월 임기만료를 맞게 돼 오는 3월 정기주총에서 경영권 향방은 황씨측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아진다.
반대로 법원이 회사측 손을 들어줄 경우 내년 정기주총서 경영권이 바뀔 가능성은 거의 없어진다. 특히 지난 11월 유상증자로 회사측 우호지분(우리사주 등)이 늘어나는데다 이번에 제한됐던 150만주 가량의 김 회장 의결권 지분이 다시 효력을 발휘하며 회사측은 지분싸움에서 유리한 고지에 오른다. 특히 최근 김 회장측이 장내 지분매입을 적극 나서고 있어 추가지분율 확대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황씨측은 이번 임시주총 적법성 여부에 목을 매는 형국인데 만일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더라도 지속적인 싸움을 해나간다는 입장이다. 정관개정을 통한 이사회 장악 시도, 재차 임시주총 시도, 2016년 현 경영진의 임기만료(송권영 대표 및 이강원 사외이사)를 감안한 지속적인 경영권 싸움이 예상된다.
황씨는 "현재 위임받은 소액주주 외에도 드러나지 않은 우호지분이 있어 이번 정기주총에서 해볼만한 자신감이 있다"며 "일각에서 저를 먹튀로 보는 이들도 있는데 그렇지 않다. 현재로선 제가 진행한 투자에 대해 보상받을 수 있는 길은 경영권 장악을 통해 회사가치를 올리는 방법 밖에 없다. 이후 효율적인 경영을 통해 회사가치를 높이는데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