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승현 기자] 아름다운 가을 단풍 관광지로 손꼽히는 내장산의 이름은 어디에서 유래됐을까. 전북 정읍시 내장산동과 순창군 복흥면에 걸쳐있는 내장산은 구불구불 이어진 계곡과 산세가 양(羊)의 내장과 비슷해 붙여진 이름이다.
십이지 중 여덟 번째인 양은 성격이 온화해 무리지어 살지만 다툼이 없다. 때문에 우리 조상들은 양을 순하고 어질고 착하며 참을성 있는 동물, 평화와 희생을 상징하는 동물로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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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장산은 구불구불 이어진 계곡과 산세가 양(羊)의 내장과 비슷해 붙여진 이름이다. |
이는 지난 2012년 용의 해 관련 지명 1261개, 2014년 말의 해 744개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수치다.
국토지리정보원 관계자는 “농경문화로 목양(牧羊)이 토착화되지 못한 우리나라에서 다른 동물들보다 양과 관련된 지명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며 “우리 조상들은 보통 양과 염소를 구별하지 않고 쓰는 경향이 지명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국적으로 양과 관련된 지명이 가장 많은 시도는 전라남도다. 신안군 안좌면 박지리의 ‘노양도’ 등 15개로 가장 많았고, 경상남도가 9개로 뒤를 이었다.
단어별로는 ‘양도’라는 섬 이름이 가장 많았다. 경상남도 마산시 진동면 고현리의 섬 이름을 비롯해 전국에 6개다.
지명 종류별로는 마을 명칭이 23개로 가장 많다. 섬 명칭이 7개, 산 명칭은 6개였다.
양은 종교적으로도 신성한 동물로서 여겨져 신화나 전설의 주제로 등장하고 있다. ‘백양사’에는 불법(佛法)에 감화된 흰 양과 관련한 유래가 전해지고 있다.
오래도록 무릎을 꿇고 있는 습성과 무릎을 꿇고 젖을 먹는 모습에서 옛 사람들은 '은혜를 아는 동물'로 인식했다. 이러한 습성은 누워있는 양의 모습을 비유한 지명으로 표현되기도 했다.
국토지리정보원 관계자는 “이와 같이 양의 모습이나 습성과 관련된 이야기는 조상들의 삶과 문화에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우리 국토의 지명 속에 자리 잡아 내려오고 있다”며 “평화롭게 무리지어 살아가는 양처럼 화합과 평화의 기운이 가득 찬 한해가 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승현 기자 (kim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