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기 이에라 이준영 기자] ## A 외국계 자산운용사 임원은 증시가 열리지 않는 31일 하루 연차를 쓰기로 했다. 예년 같으면 연말에 일주일씩 연차를 쓰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지만, 증권시장도 부진한데 멀리 나가는 것이 부담이 됐다. 다만 부하 직원들이 상사 때문에 연차를 못쓰고 눈치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샌드위치 연휴인 26일에도 남은 연차를 사용하기로 했다.
## B 증권사 입사 6년차가 되는 김 과장 연말 5일 연차를 냈다. 업황이 어렵다보니 굳이 연차를 쓰고 싶지 않았지만, 근속년수 5년마다 부여되는 안식년 휴가를 활용해 고향 부산에서 쉬다 오기로 했다. B 증권사는 6년차 직원이 되면 안식년 휴가로 4일이 추가로 주어진다.
연말을 앞둔 여의도. 금융투자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 차분한 분위기다.
과거 주식시장 활황일 때만 하더라도 연말을 이용해 쌓아놓았던 연차를 대거 사용하는 증권맨이나 펀드 매니저가 많았다.
그러나 몇년째 시장 상황이 부진하다보니 휴가를 쓰기 보다는 연차 수당을 받고, 샌드위치 연휴을 이용해 연차를 쓰는 등 조용히 한 해를 마무리하는 분위기를 엿볼 수 있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24일 "회사에서 남은 연차를 다 소진하라고 하지도 않지만, 앞장서서 연차를 쓰는 상황도 아니다"며 "연차를 안 쓰면 수당으로 나오기 때문에 굳이 다 쓰지 않는 직원들도 꽤 있다"고 귀띔했다.
오는 31일 하루는 연차를 사용하는 직원들이 있는 편이다. 증시 폐장일이 30일이다 보니 31일에는 주식 매매를 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이날 하루는 연차를 사용하려는 직원들이 눈에 띈다. 일부 증권사들은 영업직원의 경우 자율적 근무에 맡기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영업점은 항상 일이 있고, 내년 영업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31일이라고 꼭 쉬자는 분위기는 아니다"며 "평소보다 여유가 있다고 보면 된다"고 언급했다.
다만 지점의 경우 고객 입출금 업무는 정상적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고객지원팀 직원들은 정상 출근한다.
또 IB(투자은행) 부서는 12월이 비수기인만큼 연차 사용에 더 자율적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예외인 직원들도 있다.
오는 31일 NH투자증권으로 합병 출범하게 되는 NH농협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은 연차 사용보다는 새로운 출발을 함께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31일에 통합증권사 출범식이 있고 해서 지원부서 등은 모두 다 출근할 예정"이라며 "그 외에 부서 직원은 당일 오전에 나와 오후에 퇴근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연말이라고 과거처럼 연차를 많이 쓰는 분위기가 아니라며 결국은 업계가 어렵다는 걸 반증하는 것이라고 한숨 쉬었다.
증권사 한 직원은 "농담 삼아서 직원들끼리 '생각없이 연차 썼다가 책상 빠질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며 "그만큼 이전과는 여의도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