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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진의 영화 속 심리학] 반사회성 인격장애 : 악마를 보았다

기사입력 : 2014년11월17일 09:51

최종수정 : 2014년11월26일 14:43

 

사진=영화 스틸컷
핏물로 보이는 검붉은 자국들이 얼룩진 바닥과 벽들, 하수처리가 되어 있는 고기 도축장 같은 창고에 피투성이의 여성(주현)이 피를 흘리며 비닐 포대에 누워있다. 방수 작업복을 입은 사내(경철-최민식)가 주섬주섬 연장들을 챙기며 다가와 그녀를 물끄러미 내려다본다. 그녀의 피부를 고기 덩어리 만지듯 만지작거리면서 중얼거린다. “살결이 보들보들해서 힘들지는 않겠다.” 뭔가 중요한 작업에 착수하려는 듯, 익숙하게 칼날을 고르며 행동하는 남자에게 그녀가 힘겹게 말한다.
“아저씨...... 안 죽이면 안돼요?”
(남자 무덤덤하게 여자를 바라보며)“왜?”
(남자와 시선을 마주치며, 호소하듯 울먹이며) “아저씨, 살려주세요. 아이가 있어요......”
그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무표정한 얼굴로 남자가 칼을 내리치고 화면은 암전된다.
잠시 후, 붉은 액체가 하수구로 흘러내리는 장면이 화면에 포착된다.
 
얼마 후, 주연은 변사체로 발견되고 소식을 듣고 달려온 가족들과 수현(주연의 남친- 이병헌)은 오열한다. 그리고 수현은 주연을 떠나보내고 돌아오는 길에 복수를 다짐한다.

살인은 본능이다?

진화심리학의 대가 데이비드 버스(David Buss)는 인간은 살인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난다고 주장한다. 그는 살인이 성욕이나 질투처럼 생물학적인 것으로 어느 누구에게나 존재하는 본능으로 보았다.

인간은 오랜 세월동안 자신의 가족과 재산을 보호하고 힘과 권력을 획득하기 위해 공격적 행동을 습득해야만 했고 전쟁터에서 무수한 화살과 칼날이 마주치며 죽고 죽이는 살육의 현상에선 니가 죽어야 내가 살기에 어떤 동정심도 끼어들 틈이 없는 냉혹한 생존 본능만 존재할 뿐이다. 이런 공격본능, 살인 본능은 인간에게 내재되어 있는 것임에는 분명하다. 물론, 이와 같은 주장들이 이유 없는 살인과 공격성을 정당화해주지는 못한다.

경철은 타인의 목숨을 쉽게 여기고 스스로의 안전을 돌보지도 않는다(이는 반사회성 인격장애자들이 흔히 보이는 행동들이다). 그리고 피 흘리며 고통스러워하면서도 자신의 몸을 돌보기보단 곧 분노로 이글거린다. 고통을 이기기 위해 술을 마시며 운전을 하며, 위험천만한 행동을 불사한다. 프로이드가 말한 죽음의 본능(타나토스)은 삶의 본능만큼이나 강렬하다. 이것은 파괴의 본능이기도 하다.

영화 <악마를 보았다>는 피가 튀는 잔인성과 냉혹함을 보여준다. 배우 최민식은 섬뜩하고 소름끼치는 살인마로 빙의된 모습은 영화가 끝난 이후에도 치를 떨게 만들만큼 인상적이었다. 적어도 그의 연기는 연쇄 살인마의 심리를 정확히 꿰뚫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양심이나 죄책감, 책임감 등은 찾아 볼 수도 없고 동정이나 연민도 없이 살인 기계처럼 움직이며,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분노할 때, 심지어는 자신의 몸에서 피가 뚝뚝 떨어지는데도 어이없는 웃음을 흘리는 그의 정서에는 인간이 인간으로서 느끼는 그런 따위의 감정은 그저 사치스러운 것에 불과하다.

상대의 고통에 공감할 수는 없으나 상대가 얼마나 고통스러워하고 얼마나 힘들어할지를 알기에 그의 살인 게임은 언제나 즐거운 쾌락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즉, 인지적인 측면의 마음읽기는 가능하지만 정서적 측면의 공감능력은 전무하기에 상대에게 가학적인 행위를 하면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는 얘기다.

경철은 끝까지 용서를 구하지 않고 흐느껴 웃으며 말한다. “나는 고통같은 건 몰라, 두려움 따위 같은 것도 몰라.” 이런 사람들을 흔히 사이코 패스, 또는 소시오 패스라고 부른다. 사이코 패스는 정신을 뜻하는 ‘사이코(psycho)'와 병리를 의미하는 ’패스(path)'가 합쳐진 것이고 소시오패스는 사회병질자를 의미하는데 이런 용어들은 공식적인 진단 용어는 아니다. 공식적인 진단명은 반사회성 인격장애이다.

사진=영화 포스터

타인의 권리를 무시하고 침해하는 사람들

 반사회성 인격장애는(DSM-Ⅳ) 타인의 권리를 무시하고 침해하는 행동양식을 보이는데(다음 중 3개 이상), 1) 사회적 규범을 준수하기 못하고, 2) 거짓말, 사기 등의 반복하며, 3) 충동성,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4) 싸움이나 폭력에서 과흥분성과 공격성을 드러내며, 5) 자신과 타인의 안전을 무시하고, 6) 일정한 직업을 갖지 못하고 채무를 청산하지 못하는 등의 무책임성을 보이고, 7) 자책의 결여 등의 행동이 나타나며, 18세 이상이어야 하고 15세 이전에 품행장애의 증거가 있어야 하는 등의 진단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10세 이전에 품행장애와 주의력결핍 및 과잉행동장애를 갖고 있는 경우 반사회성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고 어렸을 때 학대 또는 유기 당했거나, 불안정하고 변덕스럽고 일관성 없는 부모의 가정교육이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 물론, 초기에 이런 불행한 경험이 모두 반사회성 인격장애를 만든다고 볼 수는 없다. 이 장애의 발생 위험도는 유전 및 환경적 요인이 같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는데, 대부분 선천적인 기질을 타고나는 경우가 많으며 이런 기질이 환경 등의 영향으로 폭력적이 성향이 증폭되고 고착되는 것으로 보인다.
 
 영화 <분노의 윤리학>에서 문소리는 평범하게 살아가면서 가면을 쓴 반사회성 인격장애의 섬뜩한 모습을 보여준다. 서로 죽고 죽이며 피를 흘리는 범죄의 장소에 그녀가 모습을 나타냈다. 고급스럽고 세련되게 꾸미고 높은 하이힐을 신은 그녀는 자신의 구두에 불순물이라도 묻을까 조심하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피를 흘리며 누워있는 사채업자의 입을 물티슈로 틀어막으며 하는 말이 인상적이다. “어차피, 병원에 가도 살 수 없을 거에요” 피도 눈물도 없이 유유히 그녀는 물티슈로 자신의 손을 닦고 왔던 길을 또각 또각 걸어나간다.
 이런 사람들을 예부터 ‘금수보다 못한 놈’이라고 비난하면서도 인간이 어찌 이럴 수 있는가, 그래도 그들도 인간인데 열심히 교화시키면 변화될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해보기도 하지만, 글쎄... 쉽지 않은 일이다. 사람은 그리 쉽게 변화하지 않는다. 더더군다나 ‘인격장애’를 가진 사람들, 특히 반사회성 인격장애처럼 범죄행위로 인해 구속을 당하거나 법적제재를 받는다하더라도 이를 별로 개의치 않는 것처럼 보인다.
 최근 나의 명의를 도용해 사문서를 위조 행사해서 벌금형을 받은 사람이 있다. 우연히 그 사람을 지나가다 만났는데, 그녀는 웃으면서 나에게 다가와 인사를 하였고, 자신이 죄가를 치르면 된다면서 그러면 모든 것이 끝난다고 말하는 것이다. 범죄 전력이 생긴다는 것이 앞으로 인생에 얼마나 큰 걸림돌이 될지는 생각하지도 않고 이제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한다니 어이가 없었다. 어쩌면 이번 일을 계기로 그녀는 더욱 대담한 범죄행위를 할지도 모른다.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듯, 금지된 욕망의 봉인이 풀리듯...

►악마를 보았다

- 2010년 개봉. 범죄 스릴러, 감독 김지운, 이병헌, 최민식 주연.
- 연쇄살인마 장경철(최민식)에 의해 약혼녀를 잃은 김수현(이병헌)은 경철에게 복수를 결심한다. 그러나 악마와 같은 살인마 경철은 오히려 수현의 등장을 반기며 반격에 나서면서 두 사람의 피 튀기는 대결이 전개된다.

박소진 한국인지행동심리학회장('영화 속 심리학'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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