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에라 기자] 경기 회복 기대감에 상반기에만 3000억원이 넘는 뭉칫돈을 끌어놓은 유럽펀드가 주춤하고 있다. 유럽의 경기침체 우려가 불거진데다 부양책에 대한 실망감 등이 증시 하락세를 부추겼기 때문이다.
31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이번 달 초부터 지난 29일까지 유럽펀드에서 316억원이 순유출됐다. 2개월 연속 자금이 이탈한 것이다.
유럽펀드는 올 초부터 지난 8월까지 매월 자금이 순유입됐다. 지난 1월에는 한 달 간 1000억원 가까운 자금이 유입되는 등 상반기에만 3400억여원의 뭉칫돈이 들어왔다.
최근 자금 이탈을 이끈 원인은 수익률 부진이다. 유럽펀드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5.26%로 해외주식형 펀드 평균(-3.69%)에 비해 부진하다. 1개월 동안에도 5%에 가까운 손실을 내고 있다.
그간 유럽의 경기 회복 기대감이 자금 유입을 이끌었지만, 일부 국가를 중심으로 경기 둔화 가능성이 확대되면서 증시가 하락한 데 따른 여파다.
특히 독일의 경기 둔화 가능성이 크게 작용했다. 독일의 산업생산이나 수출 증가율이 모두 둔화되면서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독일의 8월 대외수출이 직전월(4.8%)보다 크게 부진한 -5.8%로 떨어졌고, 산업생산도 -4.0%로 전월(1.6%) 대비 하락하며 경제 우려가 불거진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유로존의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1%에서 0.8%로 하향 조정하며 독일에 대해서도 1.4%로 0.5%p 낮췄다.
여기에 유럽중앙은행(ECB)의 부양책 규모에 대해서도 실망섞인 시각이 나오며 투자 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이달 초 마리오 드라기 ECB(유럽중앙은행) 총재 기존의 경기 약화 전망을 확인했지만, 추가적인 부양책을 제시하지 않은 것.
한 증권사 상품 담당자는 "경기 지표가 예상보다 좋지 않고, 기대와 달리 유럽이 공격적인 양적완화(QE)에 나서지 않아 실망하고 있는 것 같다"며 "유럽 주식 투자 상품도 상반기보다는 전망이 부정적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유럽 증시의 밸류에이션과 향후 QE 확대 가능성을 고려할 때 펀드 환매를 고려하기는 이른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마틴 스캔버그 (Martin Skanberg) 슈로더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현재 유럽 주식은 경기조정 주가수익비율(CAPE) 기준으로 평가했을 때 과거의 장기적인 평균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며 "밸류에이션은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에서 T(Targeted)-LTRO(저금리장기대출프로그램)과 커버드본드 및 자산유동화증권(ABS) 매입과 관련해 실망하고 있다"며 "조만간 유럽에서 강력한 형태의 양적완화 조치가 나올 것으로 보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유럽 증시가 강력한 반등 모멘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혜진 삼성증권 투자컨설팀장도 "향후 ECB가 통화정책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지금 급하게 환매에 나설 필요는 없다"며 "기존 유럽펀드 투자자들은 보유하는 편이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