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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설경구 "'나의 독재자' 덕에 배우 설경구 돌아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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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글 장주연 기자·사진 이형석 기자] 허구한 날 연극 포스터를 붙이러 다니고 극장 바닥만 닦는 그의 직업은 배우. 무대에 제대로 서 본 적도 없는 무명이지만, 언젠가 관객을 사로잡는 주인공이 되겠다는 꿈을 품고 하루하루 열심히 버텨간다. 드디어 그의 간절함이 통한 걸까.  다시는 오지 않을 기회를 놓쳤다고 생각한 날, 한 교수가 그를 찾아와 주연 자리를 제안한다. 마지막 희망, 구원의 동아줄을 냉큼 잡은 그는 그날 이후 ‘수령동지’ 김일성으로 다시 태어난다.

배우 설경구(46)가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오는 30일 개봉 예정인 ‘나의 독재자’는 대한민국 한복판, 자신을 김일성이라 굳게 믿는 남자 김성근와 그런 아버지로 인해 인생이 꼬여버린 아들 태식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영화는 첫 남북정상회담 리허설을 위해 김일성의 대역이 존재했다는 역사적 사실에 영화적 상상력을 가미, 22년간 숨겨온 위대한 비밀을 파헤친다. 극중 설경구는 김일성의 옷을 입은 성근을 열연, 박해일과 부자(父子) 호흡을 맞췄다.

“‘소원’ 끝나고 열 달 정도 기간이 있었어요. 어쩐지 이 영화는 급하게 들어가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온전히 저를 다 비워놓은 상태에서 들어가고 싶었던 거죠. 그래서 북한 사투리도 준비하고 김일성 선전 영화 등 자료화면을 보면서 준비를 많이 했죠. 그렇게 서서히 그 역할을 생각하면서 자연스럽게 주어진 내용과 역할에 충실했죠.”

실제 설경구는 이번 영화를 위해 10개월이란 시간 동안 부단히 노력했다. 그가 말했듯 평양 출신 강사에게 일주일에 두세 번, 석 달 정도 사투리 레슨을 받은 것은 물론, 체중 증량을 위해서 자장면도 질리게 먹었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그를 가장 힘들게 했던 건 특수 분장. 촬영에 앞서 여섯 차례의 사전테스트를 거친 그는 자연스러운 성근의 노년 모습을 위해 매 촬영, 다섯 시간에 걸친 분장 작업을 소화했다.

“설경구가 늙은 모습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 첫 번째였죠. 김일성이 아닌 성근이 나이 먹은 모습을 원하는 거잖아요. 그래서 다시 각을 조정해갔죠. 그래서 성근, 즉 설경구가 늙은 모습으로 간 거죠. 살을 없애도 보고 늘려보기도 하면서 분장 테스트를 몇 번이나 했어요. 테스트하고 서로 의견 제시하고 수정하고 그렇게 합의점을 찾아 찍은 게 바로 그 모습이죠. 그리고 늙은 제 모습을 보면서는 생각했죠. 이렇게는 늙지 말아야지(웃음).”

물론 외적인 고충만 이겨내야 하는 건 아니었다. 크게 김일성 대역 합격 후 그 역할에 몰입해가는 성근의 이야기가 1막, 20여 년 후 여전히 김일성 역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또 다른 연극을 준비하는 성근의 이야기가 2막으로 나눴을 때, 그는 1막에서 2막으로 넘어가는 감정 변화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자타공인 최고의 연기파 배우이지만,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1막보다 2막에서 선을 찾는 게 어려웠어요. 성근이 김일성 역할에서 못 빠져나온 거냐, 안 빠져나온 거냐는 고민을 많이 했죠. 개인적으로는 계속 연기하고 있는 아버지, 진행형이라고 생각했고요. 중간중간 그런 힌트도 등장하고요. 특히 후반부에서 그 부분이 도드라지죠. 마지막 시뮬레이션은 성근에게 더는 공연이 아니라고 봐요. 대통령과 국가 민족을 위한 일인데 아버지 성근에게는 오로지 아들을 위한 연극으로 바꿔버린 거예요.”

자연스레 영화의 한 장면을 회상하던 그는 이내 감정이 북받쳤는지 눈시울을 붉혔다. 영화를 찍으면서 그 세대 아버지들의 마음을 많이 이해했겠다는 말에는 “그때의 아버지가 바로 저희 아버지”라며 잠시 말을 멈추고 허공을 바라봤다. 그 세대를 살아온 아버지의 아들로서, 그 세대의 아버지를 간접 경험해본 배우로서의 무게감이 느껴졌다.

“(박)해일이 우는 모습 보니 내 어렸을 때가 스쳐 가면서 아들의 입장이 되더라고요. 제 아버지를 비롯한 그 시대를 버텨낸 아버지들의 모습이 많이 떠올랐죠. 제 또래들은 아버지와의 관계가 비슷해요. 데면데면하고 표현 방법도 모르죠. 자식도 기본 서넛은 있었을 때잖아요. 먹여 살리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었죠. 일제 강점기에 태어나 1950~80년대까지 사회적으로도 많은 일이 있었고요. 물론 성근처럼 직접 겪었느냐, 아니냐의 차이는 있겠죠. 하지만 돌이켜보면 자신을 챙기면서 살지는 못했던 분들이에요. 그런데 어느새 쪼그라든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아픈 거죠. 영화에서도 성근의 뒷모습이 참 많이 등장해요. 아마 아들의 입장에서 많은 분이 저처럼 짠하지 않을까 싶네요.”

애잔한 표정으로 설명을 이어가는 그에게 혹, 성근이 김일성 역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듯, 아직 성근을 보내지 못한 게 아니냐는 질문을 마지막으로 던졌다. 그러나 단호하게 “그건 아니다”고 선을 긋는 그다. 프로모션 활동을 하면서 설경구는 성근을 온전히 떠나보내던 중이었다. 한 역할에 온전히 집중하던 배우 김성근의 열정만을 남겨둔 채.

“사실 ‘박하사탕’(1999), ‘오아시스’(2002)에서 못 빠져나왔다는 말을 많이 했는데 배역이 좀 오래 쫓아왔을 뿐이지, 성근처럼 일상에서까지 그 모습으로 살진 않았더라고요. 다만 순간순간 감정이 올라와서 착각했던 거죠. 이번 영화로 정확히 배우 설경구의 시간을 뒤돌아보고 판단할 수 있게 된 셈이에요. 물론 생각이야 계속 나겠지만, 확실히 저는 맴도는 정도죠.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성근이 좀 부러운 면도 있어요. 이렇게까지는 아니더라도 그의 집요하고 집중하는 면을 닮고 싶죠. 성근처럼 모든 걸 걸어서 집중해서 제 인생의 한 작품, 위대한 작품을 만드는 거죠.”



 

“똘끼 가득한 박해일, 그가 아니었다면 촬영 못 했을 거예요.”

기승전 ‘박해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설경구는 인터뷰 도중 특수분장 이야기만 나오면 박해일의 이야기를 꺼냈다. 물론 죄다 자신을 진심으로 이해해준 배려에 감사하다는 내용이었다. 앞서 영화 ‘은교’(2012)에서 특수분장을 경험했던 박해일이 촬영 내내 선배 설경구의 몸과 마음의 짐을 덜어줬던 모양이었다.

“술 한잔 하면서 감독님께 몇 번이나 말한 게 박해일 아니었으면 못했다는 거었죠. 영화 찍으면서 내 상대역이 박해일이었다는 게 너무나 다행스럽더라고요. 분장한 내 상태를 아는 사람은 정말 박해일밖에 없잖아요. 과거에 한번 (특수분장을) 해봐서 정말 진심으로 절 배려해줬어요. 솔직히 감독님이나 스태프들도 저를 이해는 해주죠. 하지만 말로 이해는 해도 진심으로 이해하긴 쉽지 않거든요. 근데 (박)해일이는 마음에서부터 우러나는 진심이었죠.

촬영도 제 위주로 무조건 찍었어요. 분장이 떨어지기 전에 촬영을 마쳐야 하니까요. 그렇게 저 찍고 (박)해일이 에게 카메라가 넘어가면 본의 아니게 자기 연기 리듬은 깨질 수밖에 없는 거죠. 근데 정말 제 연기할 때도 다 대사 쳐주면서 신경을 써줬어요. 해본 사람만이 해줄 수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하죠.

뭐 이런 점이 아니라도 워낙 사람 자체도 좋아요. 아이 같은 천진난만함이 있으면서도 깊이 생각하는 면모를 동시에 지녔죠. 다양한 면을 가진 배우라고 생각해요. 약간 엉뚱하면서 똘끼(남들이 못하는 걸 하는 사람의 끼) 있는 얼굴, 그 얼굴도 매력 있고요(웃음). 덕분에 아들이라고 생각하고 연기하는데도 전혀 무리도 없었죠. 아무튼, 정말 고마워요.”

[뉴스핌 Newspim] 글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사진 이형석 기자 (leeh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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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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