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국채시장이 2009년 이후 가장 큰 폭의 랠리를 연출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와 함께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이 늦춰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번진 결과다.
유로존에서도 안전자산으로 통하는 독일 국채 수익률이 사상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15일(현지시각)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7bp 급락한 2.1341%에 거래됐고, 30년물 수익률이 5bp 가까이 내린 2.9123%를 나타냈다.
장중 10년물 수익률은 1.912%까지 밀렸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2%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3년 6월 이후 처음이다. 연준이 테이퍼링에 나선 이후에도 수익률이 1% 선에 진입한 일은 없었다는 얘기다.
2년물 수익률이 6bp 떨어졌고, 5년물 수익률이 11bp 가까이 내렸다.
미국 경제 지표 부진이 투자자금을 안전자산으로 몰아갔다는 것이 투자가들의 설명이다.
이날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9월 소매판매는 전월에 비해 0.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장 전문가의 예상치인 0.1%보다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8월 기업 재고도 0.2% 증가하는 데 그쳐 시장 예상치인 0.3%에 못 미쳤다. 이번 증가폭은 지난해 6월 이후 최저치에 해당한다.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민간 소비와 기업 재고가 동반 위축되자 투자자들 사이에 3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됐다.
푸르덴셜 파이낸셜의 로버트 팁 최고투자전략가는 “모든 투자자들이 걱정거리를 찾고 있다”며 “심지어 양적완화(QE)의 종료가 위험자산의 조정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우려마저 새삼 고개를 들었다”고 전했다.
국채시장의 변동성도 가파르게 상승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가 집계하는 변동성 지수는 이날 74.6까지 상승해 지난 1월8일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유로존에서는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독일 국채와 주변국에 해당하는 그리스의 국채가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8bp 급락한 0.72%로 밀렸다. 장중 수익률은 0.678%까지 떨어지며 사상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반면 그리스 10년물 수익률은 82bp 폭등한 7.83%로 2012년 7월23일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탈리아 10년물 수익률도 10bp 뛴 2.41%에 거래됐고, 스페인 10년물 역시 6bp 오른 2.12%를 나타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