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최근 정부가 관계부처 합동으로 퇴직연금 개선책을 내놓자 주무부처도 아닌 기획재정부가 정책을 주도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퇴직연금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근퇴법)을 관할하고 있는 고용노동부가 주무부처이며, 기재부가 주도해 관계부처 합동으로 대책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가 내놓은 대책에 대해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직장인들은 물론 금융권과 자본시장도 환영의 뜻을 나타내고 있다.
◆ 고용부, 자율적인 가입에 주력…유인책 부족해 정책효과 미흡

하지만 이렇게 좋은 제도가 10년이 다 돼 가지만 가입률은 고작 16%에 불과했다. 근로자, 기업주 모두에게서 환영받지 못했다. 퇴직연금사업자인 금융회사들도 역마진을 감수하며 경쟁적으로 고금리를 제시하느라 허리가 휠 지경이었다.
그럼에도 보수적이고 단기적인 운용 행태로 인해 퇴직연금 수익률은 형편 없었다. 각계에서 개선 방안이 나왔지만 정부는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았다.
이같은 정책실패는 고용부의 안일한 판단과 정책능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고용부는 도입 초기부터 지금까지 중소기업의 부담을 우려해 의무가입보다 자율적인 가입에 주력해 왔다.
실제로 고용부가 제도 도입 이후 법령 개정을 추진했지만, 중소기업 부담에 대한 우려가 작용하면서 번번히 속 시원한 대책은 마련하지 못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중소기업의 부담을 우려해 의무가입보다 자율적인 가입에 정책의 초점을 맞춰 왔다"면서 "이번에 의무가입으로 정책을 전환하면서 중소기업 퇴직연금기금제와 같은 보완책을 마련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밥그릇 빼앗긴 고용부·금융위 '자업자득'
퇴직연금에 대한 개선 요구가 높아지자 기재부는 지난 5월 말에서야 기재부를 중심으로 관계부처와 연구기관들이 참여하는 '사적연금 활성화 TF'를 꾸렸다. 당초 일정은 부처간 심도있는 논의를 거쳐 연내 대책을 발표하겠다는 다소 느긋한 일정이었다.
이런 일정에 앞당긴 건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다. 그는 취임하면서 정기국회 전에 신속한 대책 마련을 주문했고 두 달여 만에 대책을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대책을 사실상 기재부가 주도하면서 주무부처인 고용부와 관련업무를 맡고 있는 금융위는 내심 유쾌하지 못한 상황이다. 실제로 기재부가 너무 '오버'하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적지 않다.
하지만 주무부처로서 그간 속 시원한 대책을 내놓지 못한 고용부의 책임이 크다는 지적이 많다. 또 정책 협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금융위도 떳떳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퇴직연금 대책을 마련하면서 실질적인 개선책을 제시한 것은 기재부였다"면서 "고용부와 금융위는 주로 실무적인 검토를 맡았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