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기업들은 상품의 품질이나 서비스 편익을 향상시키는 것이 고객가치 창출의 전부로 믿어 왔다. 그러나 고객이 스마트해지고 시장이 성숙해지면서 제품중심의 경쟁력은 더 이상 차별적 우위요인이 되지 못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고객가치는 고객이 비용을 지불하고 얻는 총체적 혜택에 대한 고객의 지각으로 정의한다. 여기서 가치창출은 고객이 얻은 효용에서 지불한 희생을 초과하는 소비자 잉여이다. 이러한 고객가치는 실체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계량화할 수 없는 심리적요인(LOV : List of Value, Kahle)의 영역이다. 또한 기업은 마케팅의 상품가치, 브랜드가치, 디자인가치, 이미지가치를 통제 할 수 있지만 고객가치는 고객이 주체가 되는 감성적 가치로 기업의 통제 밖에 존재한다.

기업이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목적함수인 고객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수단적 도구는 무엇일까? 이는 기업이 어떤 상품을 생산해서 고객들에게 판매할 것인가가 아니라 고객이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고객관점에서 발굴해내는 발상의 전환에서 착안하여야 한다.
발상의 전환은 역발상과 상상력으로 구체화되는 사고의 틀이며, 사고의 한계를 극복하는 수단이다. 16세기 이탈리아 화가 주세페 아르침볼도는 과일, 꽃, 동물 등을 이용해 사람의 얼굴을 표현하는 독특한 기법(발상의 전환)으로 한 화폭에 정물화와 인물화를 거꾸로 표현(채소 기르는 사람)하는 화풍을 창조하였다. 삼각형 내각의 합 증명(180º)에서도 안에서 보면 설명이 안 되는 것이 밖에서 보면 이해가 된다. 이렇듯 발상의 전환은 다양한 분야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가치를 창출하는 수단적 도구로 활용된다.

마케팅의 경우도 기업이 고객들의 마음속에 숨겨진 가치와 바람(Wish)을 찾아내려는 상상력과 역발상적인 발상의 전환이 고객가치 창출의 원천이다. 미국의 한 냉장고 제조회사는 냉동식품만을 먹는 에스키모 인에게 냉장고가 일정한 온도에서 언제나 신선한 식품을 요리하게 하고 찬장으로도 이용할 수 있다는 마케팅 전술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였다.
스타벅스와 할리데이비슨은 제품의 기능보다 고객의 감성에 포커스를 맞춘 마케팅 전략으로 새로운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였다. 스타벅스는 단지 커피를 판매하는 곳이 아니라 지적 낭만을 느낄 수 있는 문화공간이라는 가치를 창출하였고, 할리데이비슨은 단순히 오토바이를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모험을 체험하는 가치를 창출하여 마니아층의 러브마크로 우뚝 솟았다.
하지만 발상의 전환이 말로는 쉽지만 실제로 실행하기는 어렵다. 이러한 배경에는 몇 가지 원인이 있다.
먼저 습관, 상식, 관습, 편견, 휴리스틱(경험에 의한 것만 의존) 등의 고정관념에 매몰된 조직 프레임 이다. 이러한 내부 자원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서 고객이 제품 생산과정부터 참여하는 프로슈머나 외부의 아이디어를 활용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이 주목받고 있다.
다음은 추상적, 선언적인 전략은 아이디어를 구체화하여 최대한의 성과를 내도록 하는 전술의 내부화 에너지를 반감 시킨다. 탑다운 중심의 조직문화와 다수결 원칙을 고집하는 회의방식도 참신한 아이디어의 자발성과 자율성이 유린당하는 원인이 된다. 또한 단선적인 사고 연장과 허구적 상상력으로 현실적인 벽에 부딪혀 쉽게 주저앉는 것이다. 허구적 상상력은 실용적 상상력과 대비된다.
현대건설은 서산만 간척사업을 할 때 방조제를 바다 중간쯤에서 만나게 하는 마지막 단계에서 조수 간만에 따른 물살의 속도로 공사가 중단되는 절망적 순간에 봉착하였다. 이때 고 정주영 회장은 폐유조선을 활용하는 유조선 공법으로 방조제 공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기발한 상상력을 발휘하는데 이것이 바로 실용적 상상력이다.
발상의 전환은 융합적 사고의 인문학적 지적능력, 자연과학에 대한 소양과 더불어 축적된 정보(빅데이터)와 경험을 접목하여 응용하는 통찰력을 필요요건으로 한다. 그리고 티핑포인트 수준(충분조건)까지 이르는 몰입과 열정을 쏟을 때 창조에 이르는 이연연상(Biociation, Arthur Koestler)이 발생하여 결정적인 상상력과 역발상이 특정 순간에 나타나게 된다.
콜럼버스는 동쪽 대신에 서쪽 항해를 선택하는 발상의 전환으로 인도로 가는 길을 찾으려 했다가 훨씬 더 큰 업적인 미국 대륙을 발견하였다. 혁신의 아이콘 스티브잡스가 개발한 아이폰은 노트북, 아이팟, 휴대폰을 한 번에 들고 다니기 어렵기 때문에 하나로 합치려 했던 역발상과 상상력으로 탄생한 것이다. 이렇듯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익숙한 것에서 낯선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고 결합하려는 발상의 전환이 몰입과 열정을 통해 발현될 때 생각의 한계를 극복하는 더 강한 기업으로 거듭 나게 될 것이다. <국민은행 이치한 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