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연순 기자] # 직장인 김 모(30)씨는 최근 정기적금을 들기 위해 모 저축은행 영업점을 찾았다. 시중은행 적금 금리가 2%대로 떨어진 상황에서 4%대 금리를 제시한 저축은행 적금상품이 매력적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은행보다 이자를 두 배 이상 주는 저축은행으로 갈아타는 고객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재형저축(근로자재산형성저축) 의무가입기간 단축은 '은행→저축은행'으로의 자금이동에 불을 지필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6일 '2014년 세법개정안'을 발표했다. 은행권이 이번 '세법개정안'에서 주목하는 것은 재형저축 의무가입기간이 7년에서 3년으로 단축된 부분이다.
기재부는 서민중산층 생활안정 지원을 위해 서민층, 고졸 중기 재직 청년 재형저축 의무가입기간을 7년에서 3년으로 완화했다.
구체적으로 정부는 서민층을 더욱 세분화해 ▲ 총급여 2500만원 이하 근로자 ▲ 종합소득금액 1600만원 이하 사업자 ▲ 15~29세 중소기업 재직 고졸이하 근로자 등의 재형저축 의무가입기간을 3년으로 대폭 줄였다.

재형저축 가입 고객군과 의무가입기간 단축 대상이 제한적이지만, 최근 저금리 기조가 고착화하는 상황에서 고객들의 재테크 선택에 상당 부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전에는 연봉 5000만원 이하 근로자와 종합소득 3500만원 이하 개인사업자에 한해 7년 이상 의무가입이 비과세혜택의 자격조건이었다. 이에 예·적금과의 금리차가 크지 않은 데다 가입기간이 길다는 이유로 최근까지 재형저축 계좌를 해지하는 고객이 늘어나는 추세였다. 재형저축은 의무가입 기간 7년을 유지해야 이자·배당소득세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정기적금 대비 큰 메리트를 찾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3년만 유지하면 이자·배당소득세 14% 면제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연 4% 내외 금리에서 비과세 혜택까지 생각하면 최대 연 6%로 시중에서 가장 높은 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연 4.5% 확정금리 상품을 가정하고 연간 1200만원 한도까지 저축하는 경우, 금리혜택 뿐 아니라 약 7만6000원 정도까지 절세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동안 가장 큰 불만이던 가입기간 장기화의 문제가 완전 해결되면 실질적으로 은행들의 3년 짜리 정기적금 상품은 상당 부분 위축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재형저축이 은행들의 3년 만기 정기적금 상품을 대체하는 동시에 초과 자금에 대해선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으로 이동할 것이란 분석이다.
A 은행의 한 자산관리 본부장은 "통상적으로 그동안 세금우대 예금의 경우 세금우대 한도까지는 그 상품에 가입하고, 세금우대를 초과하는 경우에는 일반예금을 드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라며 "재형저축 의무가입기간 단축 대상에 해당되는 고객들은 재형저축으로 이동하고 추가되면 일반적인 적금을 선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200만원 한도 내에서는 재형저축에 가입하고 원금이 보장되는 5000만원 한도 내에서는 금리가 더 높은 저축은행 적금으로 갈아탈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재형저축의 경우 납입한도는 분기당 300만원, 연간 1200만원이다.
실제 은행권에서 3%대 적금 상품이 전멸한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되면서 은행의 정기 예·적금 금리는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 반해 '저축은행 사태' 이후 은행 수준으로 금리를 낮췄던 저축은행들은 최근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면서 고객들을 흡수하고 있다.
OK저축은행은 최근 최고 연 4.3%의 금리를 주는 'OK 끼리끼리 정기적금'을 출시했고, SBI저축은행 계열은 1년짜리 정기적금에 4.20%의 금리를 준다. 전국 저축은행의 12개월 정기적금 평균금리는 3.49%인 반면 시중은행의 정기적금 평균금리는 2.7%에 불과한 실정이다. 원금과 이자를 포함한 금액이 5000만원을 넘지 않는 경우에는 저축은행이 파산하더라도 예금보험공사가 지급을 보장해준다.
물론 재형저축 한도가 연간 1200만원으로 제한돼 있고 의무가입 혜택 대상도 극서민층으로 한정적이라 파급력이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총급여 2500만~5000만원 이하 근로자, 종합소득금액 1600만~3500만원 이하 사업자는 현행 7년의 의무가입기간이 그대로 적용된다.
B 은행의 자산관리 담당 임원은 "재형저축 가입 대상이 제한돼 있기 때문에 일반 정기적금에서 재형저축으로 옮겨간다 해도 은행 내의 상품의 이동이지 고객의 이동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C 은행의 한 본부장은 "의무가입기간 완화로 재형저축이 늘어나는 만큼 정기적금은 위축될 것"이라면서도 "은행들의 정기적금 상품도 나름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몰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