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수호 기자] 유통업계에 키덜트 바람이 불고 있다. 아이들이 아닌 다 큰 성인들이 만화 캐릭터 스티커와 장난감이 딸려있는 제품에 목을 메고 있는 것.
이미 지난달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맥도날드 해피밀세트에 이어 이달 초에 출시된 삼립식품의 카카오빵의 경우 입소문을 타면서 하루 평균 10만개 가량의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아이 같은 감성과 취향을 지닌 '키덜트 족'의 증가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1일 삼립식품에 따르면 지난달 1일 출시된 카카오빵은 첫날부터 5만1000개의 판매량를 기록하며 카카오빵 열풍의 서막을 알렸다. 이후 일평균 10만개씩 꾸준히 판매되며 현재는 하루에 15만개까지 팔리는 상황이다. 유통업계에서 소위 말하는 대박을 친 것. 현재까지 한달간 총 판매량은 225만개에 이른다.

삼립식품의 캐릭터 빵 대박은 사실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지난 1999년 포켓몬 시리즈 출시 이후, 하루 평균 100만개라는 기록적인 판매량을 보이며 캐릭터 빵 시장의 리딩업체로 자리를 굳힌 바 있다. 다만 이번에는 과거와 달리 유아동이 아닌 성인들의 관심이 높다는 것이 특징.
실제로 직장인 여성층 사이에서 카카오 빵안에 들어있는 캐릭터 스티커를 찾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는 글들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삼립식품의 주가도 이를 반영하듯 지난 9일 주가가 1800원 오른 9만8800원을 기록했다. 캐릭터의 인기가 삼립식품의 기업 가치까지 끌어올리고 있는 셈.
이 같은 키덜트 효과는 비단 삼립식품만의 일이 아니다. 맥도날드는 해피밀세트의 슈퍼마리오 제품으로 '대란'이라고 불릴 정도로 주목을 받았다. 슈퍼마리오 피겨를 얻기 위해 줄을 서거나 사재기, 되팔기까지 이어지면서 한 동안 맥도날드 앞에선 돗자리를 깔고 기다리는 사람까지 있을 정도였다.
심지어 매장에서 구매하지 못한 사람들이 중고판매 사이트에 몰리면서 웃돈을 얹어서 판매해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하기까지 했다.

이처럼 키덜트족들이 유통업계의 '큰 손'으로 자리 잡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지난해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이 국내관객 1000만명을 돌파하고, 90년대의 복고 인기가 지속되는 등 최근 20~30대를 중심으로 어린시절 향수를 그리워하고 동심을 찾는 키덜트족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장기간 지속된 불황 속에서도 '자기애'를 바탕으로 본인들을 위한 소비에 거리낌이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런 현상에 대해 문병준 경희대 교수는 "삼포 세대라 불릴 정도로 젊은 세대가 미래에 대한 포기 심리가 큰 것도 키덜트족 증가에 한 몫을 했을 것"이라며 "과거와 달리 눈에 보이는 경제성장이나 성과가 적어 눈 앞에 재미와 욕구를 충족시키는데 더욱 집착하는 경향이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수집욕이 강한 최근 젊은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한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소비 트렌드에 발 맞춰 유통업계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 제품 출시 및 마케팅에 목을 메는 상황. 아이와 함께 성장하며 친구 같은 아빠가 되려하는 30~40대 층을 위한 장난감 관련 마케팅부터 여성들을 위한 뷰티, 식품 업계 캐릭터 마케팅까지 다양한 나이대의 맞춤전략이 줄을 잇고 있다.
현대백화점의 'U프렌즈 페스티벌', 유니클로의 캐릭터 티셔츠 제품군 확대, 에뛰드하우스의 미니마우스 테마 콜라보레이션 한정판 제품 출시 등 업계 전반적으로 키덜드 관련 마케팅을 쉽게 찾아 볼 수 있을 정도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불황 속에서도 높은 성장세를 보이는 것이 키덜트 관련 시장"이라며 "동심에 어필할 수 있는 상품들이 패션, 뷰티업계를 중심으로 출시되고 있고 그 종류와 가짓수도 점차 다양해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수호 기자 (lsh5998688@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