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적 지표, 경제통계, 외국인 수급추이 따라 자동매매
[뉴스핌=김선엽 기자] # 서울 역삼동에 사는 직장인 L씨는 관심 종목을 사고 팔다가 좀처럼 수익이 나지 않아 최근 투자금을 모두 국내 주식형 펀드에 넣었다. 하지만 여전히 수익률은 연 1%대에 머물고 있다. 그는 "'머피의 법칙'마냥 내가 돈을 넣으면 주가가 빠지고 입금하면 주가가 고공행진을 펼친다"며 푸념했다
L씨처럼 매매타이밍을 좀처럼 잡지 못하는 투자자들 위한 자동매매 서비스가 최근 주목받고 있다. 펀드매니저의 '촉'에 의존하는 투자가 아니라 특정지표나 외국인을 추종하면서 기술적 신호가 나오면 자동으로 매매하는 투자 상품들이다.
또 코스피가 박스권에 오랜 기간 머물면서 '무릎에 사서 어깨에 팔고' 싶어하는 투자자들 위한 자동매매 상품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물론 매매알고리즘과 매매기준지수에 따라 자동매매 상품의 운용성과도 천차만별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금융시장에서 자동매매서비스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상품은 KDB대우증권의 '폴리원(Folione)'이다.
자산배분형 랩어카운트(Wrap Account)로, 운용자의 정성적 판단을 배제하고 대신 랩운용부가 자체개발한 자산배분모델 신호에 따라 위험자산의 편입비중을 0~100%까지 탄력적으로 조절한다.
시장 상승기에는 주식ETF 등과 같은 위험자산의 비중을 늘려 수익률을 극대화하고, 하락기에는 채권 ETF 등과 같은 안전자산으로 교체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한다.
2009년 6월 설정 후 75.70%(7월 14일 기준)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6개월 수익률은 2.5%(연 5%), 12개월 수익률은 10.8%를 보이고 있다.
최소 가입금액은 1000만원이고 적립형은 월 30만원 이상 가능하다. 운용수수료는 유형에 따라 1~1.5%다.
김분도 대우증권 랩운용부장은 "미국 ISM지표가 코스피를 더 잘 맞출 수도 있고 국내 경기선행지수가 유용할 때도 있다"며 "코스피와의 상관관계를 고려해 지표를 넣었다 뺐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만간 국낸 주식에 대한 매수신호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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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지수와 외국인 수급추이 <자료:우리투자증권> |
지표보다는 외국인의 매매동향이 국내증시에 보다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한다면, 우리투자증권의 ‘시크릿 타이밍 랩’에 관심을 가질 만 하다.
최근 10년간 수급 정보를 분석하여 외국인의 추세를 보다 쉽게 추종할 수 있는 전략을 개발해 적용한 상품이다. 특히 외국인 연속 순매수 지속여부와 외국인의 순매도 강도를 핵심 요소로 모델을 고안했다.
대우증권 폴리원이 한 달에 한 번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데 반해 우투증권의 '시크릿 타이밍 랩'은 실시간으로 자동매매를 수행한다.
가입금액은 최소 1000만원이며 투자자의 성향에 따라 ‘KODEX 200형’과 ‘KODEX 레버리지형’을 선택할 수 있다. 연 보수는 1.6%이며 중도 환매 해지수수료가 없다.
자신이 직접 매수시점과 매도시점을 설정하고 싶다면, 신한금융투자의 '신한 플랜yes' 상품군을 이용할 수 있다. 당분간 코스피가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판단하고 'Buy Low, Sell High'라는 투자의 기본원칙을 통해 짭잘한 수익을 내고 싶어하는 투자자에게 적합하다.
'플랜yes' 펀드 적립식의 경우, 예를 들어 코스피 지수가 1900을 넘으면 주식형 펀드, 2000을 넘으면 채권형 펀드에 들어가도록 투자자가 설정할 수 있다.
또 '플랜yes' ETF 자동매매는, 투자자가 설정한 지수를 코스피가 터치하면 실시간으로 매매주문을 자동으로 낸다.
신금투 투자상품부 관계자는 "예컨대 코스피 1950에 코덱스200을 3000만원에 사겠다고 설정해 두면 지수를 터치할 때마다 실시간으로 매수주문이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자동매매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원금보장이 안 되기 때문에 큰 욕심을 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 따라서 일반 투자자의 경우 적절한 수준에서 리스크 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한 증권사의 시스템 트레이딩 관계자는 "박스권이 지속되다 보니까 코스피 1950 정도에서 사서 2000 정도에 파는 자동매매 랩에 포트폴리오 일부를 투자해서 수익을 내는 것은 나쁘지 않은 전략"이라고 말했다.
다만 "너무 공격적으로 지수대를 잡았다가 예상치 못한 범위로 지수가 움직이면 손실이 커지면서 아무 것도 못 할 수 있는 만큼 본인이 얼마나 리스크를 감수할 지 결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 랩어카운트는 '포장하다'는 뜻의 '랩(wrap)'과 계좌의 '어카운트(account)'가 합쳐진 말로 여러 종류의 자산운용 서비스를 하나의 계좌로 싸서 자산관리를 하나의 증권사로 일원화하는 상품이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