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윤지혜 기자]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후보자가 수출 대기업 위주 고환율정책의 변화를 시사한 가운데, 외환당국의 한 축인 한국은행에서도 고환율에 대한 시각 변화가 감지되고 있어 주목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사이에선 원화절상에 대해 예전과 같은 당국정책을 펼치기는 어렵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한 금통위원은 "과거에는 원화절상에 대해 당국이 굉장히 부정적이었지만 최근에는 어느 정도 원화절상이 어쩔수 없다는 것을 느낀다"며 "경상수지 흑자가 계속되고 있어 적정환율을 어떻게 봐야할지는 모르겠지만 낙수효과가 많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과거처럼 낙수효과(대기업, 고소득층 등 선도부문의 성과가 늘어나면, 연관산업을 통해 후발 또는 낙후부문에 유입되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수출대기업 중심의 고환율을 유지할 필요성이 높지 않다는 얘기다.
최 후보자 발언 이전부터 원화강세와 관련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발언에서도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이 총재는 지난 5월 금융통화위원회 기자회견에서 "환율 쏠림 현상을 우려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후 금융협의회 등에서도 은행장들이 최근 원화강세로 수출 중소기업이 어렵다는 우려를 제기하자 "시장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한 달 후 6월 금통위 기자회견에서 이 총재의 답변은 다소 차이점을 보였다. 그는 "환율 쏠림현상은 부분적으로 있지만 환율 변동에 금리정책으로 대응하면 의도하지 않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며 "환율이야말로 시장에서 수급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이 총재의 발언 변화에 대해 시장에선 고환율에 강하게 개입했던 과거와는 달리 외환당국이 원화절상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확실히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고 느낀다"며 "트레이더들 사이에 외환당국이 하락을 용인할 것이라는 데 컨센서스가 형성돼 있고, 당국의 강력한 (달러매수)개입 보다는 구두 개입이나 장 중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 정도만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당국이 환율 하락을 용인한다고 해서 (환율이) 한꺼번에 떨어지진 않을 것"이라며 "당국 개입이 없어도 점진적인 하락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관측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도 "대기업 수출기업 공장들이 해외로 이전하면서 이제 수출이 증가했다 해도 국내 경제가 살아나고 고용창출이 이뤄지진 않는다"며 "당국도 전처럼 억지로 환율을 끌어올려서 수출을 견인하겠다 이 정도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역사적으로 봐도 환율 레벨 자체가 저점에 다다른 상태기 때문에 환율 하락을 무조건적으로 용인하기 보다는 어느 정도 속도조절은 이뤄질 듯 싶다"고 덧붙였다.
앞서 최경환 후보자는 지난 15일 인터뷰 자리에서 "지금껏 우리나라는 수출로 일자리를 만들어야 하니 내가 좀 손해 보더라도 덜 중요하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경제 성장이 6∼7%라도 나에게 돌아오는 건 뭐냐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며 "환율(정책)은 국민 행복이 같이 가야 하고 자기 나라 화폐 가치가 올라가면 그만큼 소득이 올라 가서 구매력이 올라가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윤지혜 기자 (wisdo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