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핌=장주연 기자] 상구(박철민)는 속초에서 택시 운전을 하는 평범한 아버지다. 그는 늘 넉넉지 못한 형편에 남들 다 가는 대학도 보내주지 못해 자식들에게 미안하기만 하다. 그래도 딸 윤미(박희정)는 고등학교 졸업 후 곧바로 대기업에 취직하며 상구의 든든한 힘이자 자랑거리가 돼준다.
그런데 입사한 지 2년도 채 지나지 않아 윤미가 돌아왔다. 그것도 급성 골수성 백혈병이라는 진단과 함께. 회사를 나가면 딸의 병원비를 책임지겠다던 회사는 사직하자마자 태도가 바뀐다. 돈 많이 벌어 아빠 차도 바꿔주고 동생 대학도 보내겠다던 딸은 결국 가족의 곁을 떠났다. 상구는 윤미를 마음에 묻으며 약속한다. 아버지가 꼭 억울함을 밝혀주겠노라고.
많은 이들이 알다시피 영화는 대기업 반도체 공장에 입사해 2년 만에 급성 골수성 백혈병 진단을 받고 사망한 고 황유미 씨와 그의 아버지 황상기 씨의 실제 사연을 스크린에 옮긴 작품이다.
그러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고 단순 사회 고발성 영화의 성향을 띄고 있진 않다. 영화는 대기업의 어두운 면을 들춰냈지만 날카롭게 공격하진 않는다. 절대악을 만들어 울분을 키우거나 슬픔을 강요하지도 않는다. 되레 딸의 향한 아버지의 용기와 사랑, 고통 속에서 서로의 힘으로 치유해나가는 한 가정에 집중했다. 신문과 방송을 통해 접했던 뉴스는 하나의 이야기가 돼 관객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항상 유쾌한 연기로 관객의 웃음을 담당하던 박철민이 아버지 한상구를 열연했다. 박철민은 딸의 죽음 앞에서도 소리 내 울 수 없었던 아버지의 모습을 통해 관객을 울린다. 무력하고 나약한 아버지의 절망감은 그의 절제된 연기 속에서 빛난다. 최고의 신스틸러, 애드립의 신이라 불리던 박철민은 이 작품을 통해 관객을 눈물바다에 빠뜨리는 임무를 완수했다.
여기에 배우 윤유선이 상구의 아내 정임을, 김규리가 정의로운 노무사 유난주를 맡아 극의 몰입을 돕는다. 딸 한윤미를 연기한 신예 박희정의 존재감도 기대 이상이다. 이번 작품으로 스크린 데뷔를 치른 그는 여배우로서 하기 힘든 삭발까지 감행하며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6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