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홍승훈 기자] 세종시로 이전한 정부부처들이 장관의 서울 집무실 문제로 고심하고 있다. 관행적으로 사용해온 산하기관 사무실을 계속 쓰자니 비난이 두렵고, 다른 공간을 마련하자니 비용이 문제다.
최근 세월호 참사의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 장관이 선사들의 협회인 선주협회 소유 해운빌딩 사무실을 보증금 없이 빌려온 사실이 드러난 후 이 고민이 깊어졌다.
2일 관가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현오석 부총리 겸 장관이 사용해오던 예금보험공사 집무실 계약이 지난달 만료됐다. 이후 재계약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기재부 관계자는 "작년에 임차형태로 예금보험공사 사무실을 썼는데 올해 4월말 계약만료로 해지한 상태"라며 "앞으로는 서울청사 장관 집무실을 주로 사용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현 부총리는 예금보험공사 외에도 국회와 가까운 여의도 수출입은행 집무실도 사용해왔다.
이에 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우리가 전용으로 쓰던 공간이 아니라 국회 일정이 있을 때 가끔 대기 용도로 사용했던 곳"이라며 "국회 사무실도 있는 만큼 앞으로도 쓸 일이 별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양수산부는 문제가 된 해운빌딩 10층 업무공간을 지난달 30일부로 폐지하고, 더 이상 사용하지 않기로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유관기관이 소유한 해운빌딩 내 사무공간을 사용한 데 대해 부적절하다는 지적에 대해 일반적인 통념상 충분히 일리가 있다고 판단해 이같이 조치했다"고 답했다.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도 그동안 산하 공공기관 사무실을 비용 없이 장관 집무실로 이용해왔다. 이들 부처는 현재로서는 명확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산하 공공기관인 대한주택보증 11층 회의실을 임대료 없이 장관 집무실로 사용해온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다른 부처 상황을 봐가면서 합리적인 방안을 만들어 보겠다"고 전해왔다.
종로구 한국생산성본부 5층 회의실을 비용없이 장관 집무실로 이용해온 산업통상자원부 역시 아직까지 결론을 못내리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5월 말께 서울청사에 국제통상담당 사무공간(약 50여평)이 만들어지는데 이 곳을 장관 집무실로 사용하는 방안도 검토중이지만 외국사절단과 통상협상 등 잇따르는 업무로 장관 집무실 공간이 나오긴 쉽지 않아 보인다"고 어려움을 피력했다.
정부부처 관계자들은 정부 차원에서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해줄 것을 한 목소리로 요구했다.
한 관계자는 "현 행태가 정상적이지 않다는 건 공감하지만 서울과 세종을 오가며 업무를 봐야하는 게 현실"이라며 "그렇다고 담당부처(안전행정부)가 인가를 내주는 것도 아니고 예산이 있는 것도 아닌 상황에서 장차관 서울출장시 스타벅스나 다방에서 모일 수도 없는 노릇 아니냐"고 답답해 했다.
한편 정부부처뿐 아니라 지방으로 이전했거나 예정인 공공기관들도 비슷한 애로사항을 토로했다. 서울에서의 업무를 위해 사무소나 사무실이 필요하나 기재부가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싼값에 사무공간을 내줬던 공공기관 관계자는 "매번 세종시로 가기보단 서울에서 회의를 하게 되면 여러가지로 효율적인 측면도 있다"고 귀뜸했다.

[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