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역사 매년 학위자 배출

[단양=뉴스핌 서영준 기자] 충청북도와 경상북도 사이에 자리 잡은 죽령휴게소. 이 곳에서도 차를 타고 30여분 정도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면 우리나라 현대천문학이 시작된 소백산천문대가 나온다. 해발 1400m 연화봉 바로 밑이라 그런지 4월이 코앞이지만 곳곳에 녹지 않은 눈들이 보인다.
지난 1978년 준공된 소백산천문대는 지금까지도 활발한 연구활동으로 그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천문학을 공부했다는 학자들은 거의 모두 이곳에서 별을 관측했다고 한다.
성언창 소백산천문대장은 "지난 1974년 들여온 61cm 반사망원경은 40년이 지난 지금도 별을 관측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다"며 "첫 별을 관측한 75년부터 매년 학위자를 배출해 내고 있으며 1년에 5편 가량의 논문이 나온다"고 말했다.
장마철과 명절을 제외하고는 소백산천문대의 관측실에는 매일밤 불이 켜진다. 날씨가 흐린날도 연구자들은 새벽 3시까지 관측실에서 자리를 지킨다.
성 대장은 "언제 날씨가 좋아져 별을 관측할 수 있을지 모른다"며 "이러한 상황을 매일 매일 일지에 기록해 보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관측실 한켠에는 40년 동안 기록된 일지들이 있었다. 80년대 쓰여진 일지에는 한문으로 기록된 내용도 보인다.
소백산천문대가 자랑하는 연구실적으로는 지난 2009년 관측된 두 개의 태양을 공전하는 외계행성을 들 수 있다. 당시 천문학자들은 쌍성 주변에 외계행성이 존재할 것으로 예상했었으나 그 때까지 발견된 330여개의 외계행성 가운데 쌍성과 주위를 도는 별의 존재가 관측을 통해 확인하기는 처음이었다.
밤이 되면서 별을 관측할 수 있다는 기대감은 높아졌지만 날씨가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 구름이 잔뜩 낀 날씨라 육안으로도 별을 보기 힘들었다.
시간은 흘러 밤 11시 30분. 구름이 서서히 걷히기 시작했다. 150mm 쌍안경과 150mm 굴절망원경을 설치하고 본격적인 관측에 들어갔다.
우선 남서쪽에 가장 밝게 빛나는 목성이 보였다. 목성은 태양계에서 가장 큰 행성이라 다른 행성에 비해 육안으로도 그 밝기가 확연히 차이가 났다. 망원경으로 본 목성은 특유의 띠와 함께 위와 아래 각각 2개 위성도 관측됐다.
남동쪽으로는 화성도 보였다. 그 밑으로는 처녀자리의 가장 밝은 별인 스피카가 빛을 발하고 있다. 시선을 조금 돌리니 북두칠성도 눈에 들어왔다.
박병곤 전 UST 천문우주과학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칠레나 하와이처럼 별을 관측할 수 있는 날이 많지 않다"며 "우리나라는 연중 160~180일 정도 관측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재 우리나라는 외계행성탐색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특히 지구형 외계행성을 찾기 위한 관측 시설을 남반구 칠레, 호주, 남아공 등에 설치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탐색 연구에 돌입할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서영준 기자 (wind09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