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기락 기자] 대법원에서 징역형을 최종 선고 받은 SK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부회장 형제가 SK계열의 모든 등기이사직을 내려놓으면서 그룹의 구심점을 잃게 됐다.
최 회장이 모든 계열사 등기이사직을 사임함에 따라 그룹 차원의 경영 공백이 현실화 됐다. SK는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중심으로, 계열사는 사외이사를 확충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유무죄를 떠나 최 회장과 최 부회장이 마지막까지 그룹의 투명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의지를 다시 확인한 셈이다.
◆최 회장 형제, SK 全계열사 등기이사 사임
최 회장은 4일 SK그룹내 계열사에서 맡고 있는 모든 등기이사직을 내려놓기로 하고 각사 이사회에 전달했다.
대법원은 지난달 27일 SK그룹 계열사에서 펀드 출자한 돈 465억원을 국외로 빼돌려 선물옵션 투자에 사용한 혐의로 최 회장에게 징역 4년을 확정했다. 동생인 최 수석부회장도 징역 3년 6월이 확정되면서 형제 모두 징역형을 받은 사상 초유의 위기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최 회장은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SK㈜와 SK이노베이션 외에 2016년에 끝나는 SK C&C, 2015년에 마무리 되는 SK하이닉스의 등기이사직에서도 사퇴하게 된다. 최 부회장도 SK E&S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SK네트웍스 이사직에서 사임키로 했다.
SK 관계자는 “최 회장은 ‘SK가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중심으로 산하 위원회, 각 사 CEO들의 리더십과 8만여 전 구성원들이 수펙스추구와 한 마음 한 뜻으로 위기를 극복해 고객과 국민들이 사랑하는 SK를 만들어 달라’고 당부해 왔다”고 말했다.
◆경영 공백에 따라 비상 경영…이사회 중심 경영 강화
SK그룹은 최 회장 공백이 장기화되면서 비상 경영을 한층 가속할 방침이다.
우선 최 회장이 사퇴한 대부분 계열사 등기이사직에 후임 사내이사를 선임하지 않고 사외이사 비중을 확대하는 형태로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각 계열사별 이사회에서 논의 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최 회장이 직간접적으로 회사 경영에 관여할 전망이다. SK 관계자는 “최 회장이 이사직을 사임하더라도 회사의 발전을 위한 일이라면 백의종군의 자세로 임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말했다.
최 회장의 사임 배경은 도의적인 책임과 함께 회사 성장을 고려한 것으로 관련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SK 관계자는 “최 회장은 SK그룹이 더 이상 논란에 휩싸이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랄 뿐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회사의 안정과 성장이 최우선이란 최 회장의 뜻이 전적으로 반영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회장, 부회장의 등기이사 사임에 따른 경영공백은 매우 클 수밖에 없는 만큼 SK 전 구성원이 비상한 위기의식을 갖고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6조 투자, 올해 대규모 투자는 사실상 ‘0’
지난해 16조6000억원을 투자한 SK그룹은 올들어 투자 계획 조차 밝히지 못하고 있다.
SK 관계자는 “각 계열사 CEO가 할 수 있는 투자 범위는 정해져 있는 만큼, 앞으로 신성장 동력 사업을 비롯해 대단위 M&A, 신규 투자 건은 희망적이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에선 그룹가치 300조원 달성을 위한 투자 위축이 삼성ㆍ현대차ㆍLG 등 주요 그룹까지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고용 등 신규 투자는 각 그룹사의 주요 현안”이라면서도 “특정 기업의 투자 규모 축소는 당사뿐 아니라 주요 그룹사 및 대기업의 투자 계획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