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근로자 평균의 수백배…'도덕적 해이' 우려 지속
[뉴스핌=주명호 기자] 대형은행 CEO들이 챙기는 연봉과 인센티브가 일반 근로자 평균의 수백배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금융계 내 혹독한 인력 감원과 구조조정 등에도 불구, CEO들이 챙기는 급여 인상률은 연간 10%를 넘어서고 있어 '도덕적 해이'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브라이언 모니한 뱅크오브아메리카 CEO. [출처 : Bank of America] |
19일(현지시각)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브라이언 모니한 CEO는 연봉과 인센티브로 지급되는 제한주식을 합해 총 1400만달러(약 150억원)을 챙겼다. 이는 지난 2012년 급여보다 17% 인상된 수준이며 모니한이 2009년 CEO로 취임한 이후 최대다.
BofA는 작년 한해 높은 실적을 거둬들였다. 순익은 전년대비 173%나 올랐으며 주가 또한 34%나 상승했다. 대신 BofA는 부실대출로 인한 손실분을 줄이기 위해 혹독한 구조조정을 감행했다. 모니한 체제하에서 BofA는 수천 명의 인력을 해고하고 700곳 이상의 지점을 폐쇄한 상황이다.
미국 대형은행인 JP모간체이스와 골드만삭스는 BofA보다 앞서 CEO 급여를 인상시켰다.
JP모간의 제임스 다이먼 CEO는 직전년보다 74%나 오른 2000만달러를 받아 삭감 이전 급여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골드만의 로이드 블랭크페인 CEO가 받은 2300만달러는 2012년보다 9.5% 오른 수준이자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금액이다. 장기 인센티브까지 합치면 총액은 2600만달러에 이른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모간스탠리의 경우 아직 제임스 고먼 CEO의 현금 보너스 및 장기 인센티브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주식을 통해 고먼이 받는 액수는 510만달러로 전해졌다.
영국 바클레이즈도 대거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한 상황에 임원들의 보너스는 늘려 비판을 받고 있다.
바클레이즈는 지난 11일 전체 직원의 10% 가까이 되는 1만2000명 규모의 감원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작년 임원들에게 지급된 보너스는 2012년보다 10% 인상했다. 이보다 앞서 앤서니 젠킨스 CEO는 보너스를 받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이번 보너스 인상으로 비난 여론을 피하지 못했다.
금융기관 전문 매체 아메리칸뱅커가 작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전세계 160개 은행의 CEO 평균 급여 인상률은 11%를 기록했다.
다른 산업들도 역시 CEO의 연봉 수준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미국 노동 총연맹 산업별 조합회의(AFL-CIO)의 조사에 따르면 2012년 CEO 연봉은 일반 근로자의 354배를 기록했다. 10년 전인 2002년에는 281배였으며 1992년에는 201배를 나타냈다고 AFL-CIO는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