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탁윤 기자] 현대기아차가 미국과 한국에서 연비소송에 각각 다르게 대처하고 있어 한국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미국에선 피해자들과 쉽게 합의하는 반면 한국에선 법원의 판단에 맡기는 식이다.
18일 법조계와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이날 법원은 기아차 K5 하이브리드의 연비과장으로 손해를 봤다며 김 모(55)씨가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김씨는 2012년 5월 K5 하이브리드를 구입했다. 당시 기아차는 각종 광고와 제품 안내서 등을 통해 연비가 리터당 21km라고 홍보했다. 하지만 실제 연비는 이에 못 미쳤고 김씨는 기아차가 소비자를 기만하는 거짓·과장 광고를 했다며 유류비 등 230만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냈다.
법원은 이에 대해 "'실제 연비는 차이가 날 수 있다'는 문구가 표시돼 있어 보통의 소비자라면 표시 연비와 실제 연비가 다를 수 있음을 인식할 수 있다"며 김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와는 별도로 지난해 현대차 i30 소비자 2명이 현대차를 상대로 연비를 과장했다며 소송을 냈다가 패소한 바 있다.
반면 한국과는 달리 지난해 말 현대·기아차 북미법인은 ‘연비 과장’ 여부와 관련 약 90만명의 미국 소비자들에게 3억9500만 달러(4191억원)를 지급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미국 전역에서 연비 과장을 이유로 현대차와 기아차를 상대로 한 소송이 잇따르자 합의를 선택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현대기아차가 이처럼 미국과 한국에서 소비자들에게 다른 태도를 취하는 것은 미국시장의 전략적 중요성과 함께 미국과 달리 한국에는 '집단소송제'가 없기 때문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집단소송제는 피해자 중 한 사람 또는 일부가 가해자를 상대로 소송을 하면 다른 피해자들은 별도 소송 없이 그 판결로 피해를 구제받을 수 있는 제도로, 현재 우리나라는 소액주주 보호를 위한 증권 분야의 집단소송제만 시행중에 있어 집단소송제 확대 도입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뉴스핌 Newspim]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