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종빈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럽 경기 회복을 위해서는 국채를 매입하기보다 주식을 매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유럽 통화당국이 어설프게 양적완화 정책를 지속하는 것보다는 기업에 대한 직접적인 자금 수혈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 '쑥' 빠져드는 디플레이션 공포감
유럽에서는 ECB의 국채 매입을 통한 자금 지원에 대해 각국 지도자들 사이에서 논쟁이 끊이지 않아왔다. 국가별 경제 불안 상황이 제각기 다른 가운데 ECB의 지원 규모에 대해 이견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리바야산 CIO는 ECB가 직접적인 증시가 아닌 2차 금융시장에서 주식을 매입할 것을 조언했다.
매입 방식은 직접적인 보통주 매입도 가능하지만 우선주나 전환사채 등을 통한 지원도 괜찮다.
ECB는 그동안 국채 매입을 통해 양적완화 정책을 지속했다. 그 결과 유로존의 국내 총생산 (GDP) 은 소폭 상승세로 반전하고 있으나 그 이면에는 아직도 우려가 남아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저인플레이션에 따른 디플레이션 문제다. 현재 유럽의 물가상승률은 0.7% 수준으로 이미 1% 미만으로 떨어졌고, ECB의 인플레이션 통제목표인 2% 수준과는 거리가 멀다.
많은 전문가들은 ECB가 결정적인 액션을 취하지 않는다면 결국 디플레이션으로 전락 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낮은 인플레이션은 수출 경쟁력을 높여서 기업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보다는 소비자와 기업이 소비나 고용, 투자를 늦추게 한다.
디플레이션 기대감으로 제품이나 서비스, 투자자산의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생각에 당장 지갑을 열려하지 않는 것이다.
◆ 주식 매입으로 '발상의 전환'
일단 디플레이션 한파가 몰아닥치면 쉽게 돌이키기 어렵다. 최근까지 잃어버린 20년을 겪어온 일본에서 이처럼 고통스러운 상황을 잘 찾아볼 수 있다.
그동안 중앙은행의 국채 매입은 미국이나 영국에서 선호돼 온 정책이었다.
ECB의 경우 상대적으로 효과가 미미했고 앞으로도 별다른 정책적 대응카드가 없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만일 ECB가 2차 유통시장에서 주식을 매입한다면 상황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이는 유로존 경기 침체를 회복시키기 위한 가장 강력한 대응 수단이 될 수 있다.
또한 ECB가 주식을 사들이더라도 규정적으로 문제될 것이 없다. 국가별 국채 매입과는 달리 각국 지도자들로부터 비판의 대상이 되지도 않는다.
◆ ECB 주식 매입의 장점은
주식 매입 정책의 장점은 수없이 많다.
무엇보다 주식 매입은 기업의 자본조달 비용을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게다가 불안정한 주식 시장을 진정시킬 수 있다.
과거 ECB는 재정위기 우려가 부각될 당시 이탈리아 국채에 약 800억유로 어치의 국채를 매입했다. 하지만 이탈리아 주식을 매입했다면 훨씬 적은 자금으로 드라마틱한 효과 를 거둘 수 있었을 것이다.
이는 또한 개인투자자는 물론 연기금, 보험사 등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주체들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
여기에 실물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고 실제 체감도도 채권 매입에 비해 광범위하다. 기업들은 사업을 확대하고 투자를 늘리며 동시에 고용을 확대할 것이다.
은행들도 주식 보유를 많이 하고 있어 자산가치는 더욱 든든해질 것이다. 금융권의 자산가치 안정화는 더 많은 기업들에 대출을 늘리게 되는 결과로 이어진다.
◆ 중앙은행의 주식 보유 사례는
물론 이 같은 정책은 ECB로서는 전례없는 것이다.
하지만 과거 홍콩 당국은 지난 1998 년 아시아 금융 위기 때 와 유사한 정책을 통해 주식을 사들였고 이익을 실현했던 전례가 있다.
스위스중앙은행도 주식형태로 전체 자금의 10%를 보유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현재 대부분의 중앙은행들이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ECB가 주식을 사들일 때 지출해야 하는 규모는 국채 매입시보다 훨씬 적은 규모가 될 수 있다.
또한 ECB가 자금 투입을 늘린다는 소식은 금융시장에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해 유럽 증시는 강한 상승을 보였는데 이러한 경향은 특히 재정위기가 심각했던 그리스 같은 주변국들에서 더 탄력적인 회복세로 나타나고 있다. ECB가 상승 초기에 시장에 진입하는 것은 향후 시장 급락에 대한 선제적 방어 전략이 될 수 있다.
◆ 중소기업에 혜택은 어떻게
ECB의 주식 매입은 중소기업들에게는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비판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정책의 간접적 효과로 이론적으로는 결국 모든 기업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중소기업들은 대기업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대기업이 강해지면 그만큼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얘기다.
스리니바산 CIO는 "ECB의 주식 매입은 유럽에서 디플레이션 위험을 진정시킬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이제는 ECB가 새로운 처방을 시도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싱가포르 출신인 스리니바산 CIO는 캠브리지대와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등에서 수학했고 알리안츠그룹 CIO를 거쳐 지난해부터 제네랄리에서 일해오고 있다.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