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런 작약도가 이명훈 작가에게는 어떤 의미일까?
지난 28일 소설 작약도의 저자 이명훈 작가를 만났다. 그는 "작약도는 그리움과 아픔의 공간이다"며 "희망과 소통의 씨앗 역시 품고 있기에 사랑과 화해의 성지로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명훈 작가는 2003년 문학사상 장편소설문학상 공모전에서 '꼭두의 사랑'으로 당선돼 소설과 연을 맺었다. 문단에는 이미 2000년에 문예지 '현대시' 공모를 통해 시인으로 발을 들여놓은 터였다.
그는 일류 대학을 졸업하고 유수의 증권회사에 들어가 자본주의의 첨병인 증권맨으로 가진 자들의 세계에 편입됐다. 그런 그에게 IMF 외환위기는 참을 수 없는 고통을 안겼다. 자신과 주변은 서로를 죽이고 죽는 생존 경쟁에 내몰리고 사회적 기재는 거침없이 인간의 내면을 황폐화 시켰다. 회사를 옮겨 봤지만 911 테러 사태가 터지며 현실과 내면의 충돌은 더욱 거칠어졌다.

이명훈 작가는 "벼랑 끝까지 몰린 삶 속에 소설로서 돌파구를 낸다는 게 도리어 함정에 빠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세계의 폭력을 외면할 수 없었고 인간 내면의 목소리를 믿었다. 그리고 당장 공모전 상금이 필요했고 꼬박꼬박 들어오는 인세를 기대했다는 속내도 숨기지 않았다.
이명훈 작가는 이후 막노동과 대안학교 선생님을 하다가 보험회사를 다니면서 자신의 세계를 지키고 있다.
그는 여전히 작약도를 말했다. "주인공이 배위에서 작약도를 보면서 지키지 못한 약속을 미안해하고 깊은 회한에 잠기지만 사랑의 특별한 추억이 있는 그 곳에서 다시 희망을 모색한다"며 "서로가 서로를 소외시키는 살벌한 세계에서 인간 본연의 모습을 지킨다면 사회속에서 울림 있는 반향을 일으킬 것이다"고 힘을 주었다.
이명훈 작가는 덧붙였다. "사회와 맞서게 되는 상황에서 한 개인이 소신을 믿고 그를 실행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 하지만 진정성을 가지고 꾸준히 과정을 진행하면 길을 찾을 수도 있다. 이런 관점에서 현실과 자본주의가 강요하는 부분을 벗어나도 개인이 스스로의 힘으로 인간 본연의 가치를 지키고 향기를 낼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이명훈 작가는 사회의 틀을 벗어난 개인이 스스로 믿고 있는 내면의 세계를 뚜벅뚜벅 걷다보면 오히려 기존의 세계에서 조화나 동화가 일어나기도 한다고 확신하는 듯 했다.
이 작가에게 작약도로 대변되는 섬이란 육지세계의 일부이자 오롯이 독립된 세상에 다름아닌 것처럼.

이명훈 작가는 "꼭두의 사랑은 처음 쓴 소설이라 미흡한 점이 많아 보다 심화시키고 싶은 마음이 늘 있었다"면서 "다만 초고의 맛은 잃지 않되 질적 고양과 문학적 형상화에 보다 완벽성을 기하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이어 "세계는 지금도 10 여년 전과 비슷한 상황으로 개인의 내면을 고갈시키고 있다"며 "그 때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여전히 유효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자신했다.
[뉴스핌 Newspim] 정상호 기자 (uma82@newspim.com)












